brunch

그녀의 완벽한 하루

2025년 1월 25일

by Balbi

1월 25일은 리베란테의 멤버 정승원의 생일이다. 오래전부터 둘째와 승원오빠의 생카에 가기로 약속을 했다.


“서현아, 작년 현우오빠 생카 갔는데 이번에 승원오빠 생카도 구경 갈까?”

“응, 갈 거야.”


그렇게 서울 나들이를 약속했는데 25일 오전으로 피아노 콩쿨이 잡혔다. 우리의 계획은 콩쿨을 끝내고 서울로 가는 것이 목표였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학원에 가서 연습을 하고 서둘러 콩쿨이 열리는 만화박물관으로 이동했다.


둘째는 이번 콩쿨을 거의 10개월을 준비했다. 일찌감치 콩쿨곡을 정하고 매일 틈틈이 연습을 했다. 여름방학과 콩쿨 날짜가 임박하면서는 오전, 오후로 피아노 학원에 가서 연습을 하고 집에서도 연습을 했다. 그녀의 성실성과 노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습을 게을리 하며 핸드폰만 붙잡고 있을 때는 애미의 모진 잔소리를 들어야 했지만 묵묵히 견디며 잘해왔다.


콩쿨 당일 3학년은 총 21명이 참여했다. 딸아이의 순서는 5번째. 305번의 번호를 받아들고 콩쿨장에 입장했다. 추운날씨로 손이 얼지 말라고 핫팩을 두 개 준비해서 양손에 쥐고 있었고, 1.2학년 때와는 다르게 점잖은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출전했다. 현장에서 갑작스레 떨리면 먹을 우황청심환도 비상용으로 준비해 갔지만 필요치 않았다.


그렇게 아이들은 무대로 보호자는 객석에 앉아 시작을 기다렸다. 주최 측의 안내방송 후 콩쿨이 시작되었다. 301번 딸아이의 친구를 시작으로 콩쿨이 시작되었다. 다들 열심히 준비해서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305번 딸의 순서가 시작되고 열심히 영상을 찍으며 소리를 들으니 연습한대로 잘 표현되었다. 큰 실수 없이 신경 써서 연습했던 강/약의 표현이 잘되었다. 만족스러웠다. 아이들의 연주를 쭉 듣다보니 315번의 소리도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 이 녀석도 좀 치는데……. 잘 친다.’ 마지막 순서까지 마치고 결과를 기다렸다.


대상에 딸아이의 이름이 있다. 오랜 시간 준비한 노력이 헛되지 않아 기뻤다. 둘째는 자신의 이름을 확인한 순간 살짝 눈물도 보였다. 준비하며 스트레스도 꽤 있었나보다. 그러나 그런 자극을 통해 성장한다고 믿는 애미이기에 다음을 또 준비할거다. (오바쟁이 엄마는 또 로비에서 원장님과 딸과 셋이 강강술래를 했다는…….) 소리가 좋다고 느꼈던 315번이 2등을 차지했다.




기분 좋게 콩쿨을 마치고 서울 학동의 카페로 향했다. 가는 내내 기분은 붕 떠있었다. 카페에는 이른 아침부터 모인 팬들로 빈자리가 없었다. 다행히 아는 덕친들을 만나 한 테이블에 낑겨 앉을 수 있었다. 이모들에게 콩쿨 1등을 자랑하니 축하 용돈도 챙겨주시고 어깨에 뽕이 잔뜩 들어간 둘째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중 생일의 주인공 승원이 등장했다.

등장 전 둘째에게 가까이서 보면 맘이 달라질 거라 했다.


“서현아, 승원이 오빠 가까이서 보면 원픽이 바뀔 수도 있다.”

“쳇, 아니야. 난 현우오빠가 원픽이야.”


그렇게 이야기했던 둘째가 키 190에 덩치 좋은 승원을 가까이서 보자 눈이 동그래졌다. 승원의 매력은 말을 너무 귀엽게 한다는 거다. 진지하고 점잖은 현우와는 다르게 승원은 팬들 앞에서 장난스런 표정도 짓고 말도 넘 재밌게 한다.


가령 팬들이 “보고 싶었어요! 하면

현우는 점잖고 묵직하게 “저도 많이 보고 싶었어요.” 하는 반면 승원은 “정말요? 저도 너무 보고 싶었잖아요.” 이렇게 둘의 매력이 다르다. 이 모습을 가까이서 직관하니 둘째는 계속해서 웃었다.


중간에 내 귀에 대고 “엄마, 원픽이 바뀔 거 같아!” 계속해서 승원을 보던 둘째는 행사 막바지에 “엄마, 원픽이 바뀌었어!” 우린 서로 얼굴을 보고 빵 터졌다.

그 상황을 가까이 있는 승원에게 말했다.


“승원님, 초딩 원픽이 바뀌었데요.~”


그 말에 승원이 함박웃음을 짓고 마지막엔 서현이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니 둘째의 맘은 완전히 승원에게로 갔다.


“엄마 말이 맞았지? 승원오빠 가까이서 보면 맘이 달라질 거라고?”

“응, 승원오빠가 원픽이고 현우오빠는 차애가 되었어.”


그래,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1월 25일은 그녀에게 완벽한 하루였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세대를 관통하는 아티스트의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