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Marcin(마르친) 첫 내한공연 후기

by Balbi

Marcin(마르친) 첫 내한공연 후기


한 줄로 요약하면 그의 연주는 영상에서 보던 거와 같이 현란했고 스탠딩 공연은 무척 힘들었다.


알고 있던 기타리스트라고 해봤자 부활의 김태원과 대중음악을 통해 방송에 나오는 아티스트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아들이 기타에 푹 빠진 후 하나둘 알아가는 기타리스트가 많아지고 있다. 마르친도 그중 하나다.


마르친이라는 아티스트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하면 2000년 생으로 10살 때부터 클래식 기타를 치기 시작했고 2년 후 스페인 기타리스트인 카를로스 산타나에게 가르침을 받으며 플라멩코 기술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13살 때 통기타로 핑거스타일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2015년에 독학으로 1년 정도 연습을 한 후, 폴란드 탤런트 쇼인 Must Be The Music 9에서 우승을 했다.

2016년, 컴퓨터로 전자 음악을 만들고 기타 연주와 결합하여 자작곡을 만들어 16세의 나이로 데뷔 LP인 HUSH를 발매했다. 같은 해에 국제 핑거스타일 콩쿠르 기타 마스터즈에서 결선에 올랐고, 다음 해에 국제 클래식 기타 호아킨 로드리고 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했다. 유튜브에 올린 솔로 기타 편곡 영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2018년, 이탈리아 투시 케 발레 제5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어느 날 유튜브로 아들이 보여준 마르친의 연주는 상당히 요란스럽고 현란했으며 기타하나로 이런 연주가 가능하다고? 하는 의문을 갖게 했다. 기타라는 현악기로 타악기의 소리도 내며 연주하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음악이라는 장르는 개개인의 기호가 있기 마련, 연주를 잘한다는 생각은 했지만 잔잔하고 감미로운 연주곡을 좋아하는 나의 기호에는 맞지 않았다. 아들이 아니었다면 공연장까지 찾지는 않았을 것이다.


홍대 근처 작은 소공연장에서의 공연이라 그런 건지 시스템의 문제였는지 티켓 배부가 좀 아쉬웠다. 공연장 입구에 길게 줄을 세워 배부를 했고, 공연장 입장도 예매한 순서대로 줄을 세워 대기 후 입장을 해서 무더위에 지친 관람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스탠딩 공연이라 공연 내내 서있어야 하는데 공연 시작 전 기다림의 시간까지 합하면 너무 오랜 시간 서있어야 해서 무척이나 힘들었다.


드디어 입장시간이 되어 공연장으로 입장. 빠르게 티케팅을 한 덕분이 2열 중앙에 자리를 잡고 관람을 할 수 있었다. 바로 코앞에서 연주하는 아티스트를 볼 수 있다니, 이 공연이 리베란테의 공연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동안 리베란테 덕질을 하며 덕친들에게 배운 영상 촬영 비법을 써먹을 때가 왔다. 어둡고 조명이 쨍한 공연장에서는 자동으로 촬영하면 제대로 된 영상을 얻기 힘들다. 아들은 마르친의 연주가 시작되기 전부터 영상촬영을 요청했고 중간 중간 잠깐의 촬영휴식에는 잔소리를 했다.


“엄마 지금 촬영버튼 눌러야지! 빨리!”


촬영에 집중하다보면 공연관림은 늘 뒷전이 된다. 다행히 휴대폰으로의 촬영을 막지 않아 찍는 것이 가능했다. 찍어온 영상을 보며 아들이 기타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랄뿐이다. 올해 초 핑거스타일을 집중적으로 배우기 전에는 핑거스타일에 완전히 꽂혀 의욕에 불타올랐었는데 몇 달 레슨을 받고 학교 밴드활동으로 그 불꽃이 사그라든것 같아 아쉬운 맘이 크다. 이 공연을 통해 다시 불타오르기를…….


한 시간 반 동안 휘몰아치듯 연주하는 그의 실력과 열정에 감탄을 했지만 공연이 끝난 후 난 허리를 부여잡고 다리를 질질 끌며 공연장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나이 먹고 스탠딩 공연은 아닌 걸로…….



https://youtu.be/pfN29b3qGbE?si=_jSsUnk8f77oeFzA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포레스텔라에게 마음을 빼앗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