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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ward Choi Nov 28. 2021

JCET Group

StatsChipPAC를 얻어 중원의 패자가 되다.

Jiangsu Changjiang Electronics Tech Co., Ltd(江苏长电科技股份有限公司)

Shanghai Stock Exchange Code : 600584

설립일 : 1998년 11월 06일 

종업원 : 23,255명(2021년 12월 말 기준)

홈페이지 : https://www.jcetglobal.com/en



 

 2014년 9월 중국 업체가 Global 4위 OSAT업체인 StatsChipPAC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OSAT업계에 전해졌다. 누가 인수하냐에 따라 OSAT 업계 판도가 달라질 수 있었기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OSAT 업계의 절대 강자인 ASE를 비롯하여 Foundry 업체인 Global Foundry, EMS업체인 Hon hai Group까지 인수 대상자 목록에 오르내렸다. 얼마 지나지 않은 2015년 1월 StatsChipPAC은 공식 성명을 내고 JCET의 StatsChipPAC인수가 확정됐음을 알렸다. 이로써 Global 6위인 JCET는 StatsChipPAC인수를 통해 OSAT 순위를 2단계 끌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그토록 염원하던 선진 반도체 패키징(Advanced Packaging) 기술을 획득하게 됐다. 그 당시 언론에서는 JCET의 StatsChipPAC 인수를 크게 다루며 뉴스는 향후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굴기에 대한 우려로 도배되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정작 JCET가 어떤 기업인지 어떤 방식으로 StatsChipPAC을 인수했는지에 대해 다룬 곳이 없었다. StatChipPAC 인수로부터 6년이 흐른 2021년, 現중국 1위 OSAT, Global 3위 업체인 JCET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성장 전략에 대해 알아보자. 

 

 JCET의 전신은 여타 중국계 반도체 패키징 회사와 동일하게 Transistor 공장을 모태로 하고 있다. 1970년대 당시 중국에서는 Transistor 제조 공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는데, Jiangyin시에서도 첨단산업 붐에 편승하기 위해 Transistor 공장을 설립했다. 하지만 순탄했던 사업 초반 분위기와는 달리, 1980년대 개혁개방 정책으로 인한 고품질의 외국산 제품들이 쏟아져 들어오자 경쟁 우위가 없는 중국 Transisor 공장들이 줄도산했다. Jiangyin Transistor 공장도 이 여파를 피해 갈 수 없었으며, 1985년부터는 국유 기업이었던 Huajing(华晶) 그룹을 유일한 고객사로 두고 Transistor 사업을 연명해 나갔다. 1988년이 되자 이마저도 한계에 다다라 Jinagyin Transistor 공장은 파산 직전에 내몰리게 된다. 이때, 왕신차오(王新朝-現신차오그룹 회장, 前JCET 그룹 회장, 당시 32세 - 이하 "왕회장") 회장이 Transistor 공장의 당지부 서기로 임명됐다. 

 

 왕회장은 정치적 배경이 좋지 못하여 고등학교 진학도 포기하고 석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부단한 주경야독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여 방직회사의 엔지니어로 이름을 날리게 됐다. Transistor 회사가 궁지에 몰리자 당시 Jiangyin시 관리들은 젊고 유능한 왕회장을 회사 경영에 참여하도록 했다. 그러나 유일한 고객사였던 Huajing에서 Transistor와 거리가 먼 방직회사에서 근무한 왕회장의 경력을 문제 삼아, 회사 운영 참여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왕회장은 회사 경영에 부분적으로 참여한 이후, Transistor 공장의 수율이 50%에 불과하다는 것을 발견하여 품질을 핵심으로 하는 책임제도를 공장 전체에서 시행했다. 1년여의 노력 끝에 수율을 70~80%까지 끌어올렸다. 그의 노력을 옆에서 지켜본 Huajing은 마침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었으며, 왕회장은 1990년 Transisor 공장장으로 승진할 수 있었다. 이후 LED산업 진출을 통해 단일 고객사 Risk를 극복하며 1994년에는 Philips와 합작으로 외국 자본을 유치하기까지 이르게 되었다.   


JCET 연혁, 생산 Site

 왕회장은 향후 중국이 제조업 중심이 될 것을 예상하고 그렇게 될 경우 반도체 패키징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확신했다. 2000년 9월 7일 자신의 이름을 딴 Jiangsu Xinchao Technology Group Co., Ltd. 을 설립하고, 같은 해 10월 9일 종업원 주주위원회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양도받아 JCET의 대주주가 됨과 동시에 JCET의 주식회사 전환을 마쳤다. 이후 JCET는 2003년 상해 증시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지속적으로 몸집을 키워나갔다. 2005년 Wafer Level Packaging을 위한 JCAP(JiangYin ChangDian Advanced Packaging Co., LTD)를 설립하는 한편, 증가하는 반도체 패키징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Jiangyin 외, Suqian과 Chuzhou에 생산공장을 확충했다. 하지만 1st tier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로 인해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최첨단 기기에 들어가는 고기능 반도체 패키징 시장에 좀처럼 진입할 수 없었다. 2014년까지 대부분의 매출이 중저가 패키징을 통해 발생했으며, SMIC와의 합작을 통해 SJ Semi라는 Bumping 전문 업체를 설립했으나 선진 반도체 패키징 기술 확보는 요원해 보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출액은 증가함에도 비대해진 회사 규모로 인해 수익률은 나빠지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러던 2014년 초 JCET는 StatsChipPAC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StatsChipPAC은 당시 OSAT Global 4위 업체로 싱가포르 투자청이 100% 소유한 Temasek이 83.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Temasek은 투자 Layout 조정을 위해 2년 연속 적자를 보고 있던 StatsChipPAC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패키징 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던 JCET에게는 천운과 같은 기회가 찾아 왔다. 중국 업체로는 JCET, TSHT, CR-Micro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었다. StatsChipPAC의 기업규모가 해당 업체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했기 때문에 단독 인수가 아닌 공동 출자에 의한 인수를 예상하는 의견도 많았다. 하지만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던 업체들의 인수 참여를 거절하거나 중도 하차하면서 JCET가 최종 라운드에서 Temasek과 StatsChipPAC의 매각 협상을 진행하게 됐다. 2014년 12월 31일 저녁, 마라톤협상 끝에 StatsChipPAC 매각 가격이 7억 8천만 달러(USD)로 확정되며, 이제 공은 JCET로 넘어오게 됐다.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것 외에도 싱가포르, 한국, 대만, 중국, 태국에 걸쳐 생산공장을 보유한 StatsChipPAC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생산공장이 위치한 국가의 기업 인수에 대한 법률을 준수해야 했다. 


 2014년 반기 기준으로 StatsChipPAC의 자산 규모는 JCET가 보유한 자산의 2배가 넘었다. 2002년부터 2014년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700억 원 남짓한 JCET로서는 StatsChipPAC 인수비용 7억 8천만 달러를 부담할 수 있는 재원이 없었다. 이때, JCET의 모기업인 Xinchao Group은 JCET에 대한 지배권을 유지하면서 자신보다 큰 기업을 인수할 기발한 재원 조달 방안을 설계했다.  


① 우선 JCET와 ICF(국가반도체기금), Xindian Semi(SMIC자회사)의 3자 연합 구도를 만든 뒤, Xinchao Group과 JCET의 신용을 바탕으로 2억 6천만 달러를 마련했다. ICF는 1차 출자 금액 5억 1천만 달러 중 29.41%, Xindian은 19.61%를 각각 부담했다. ICF와 Xindian의 출자 금액은 향후 주식 교환이 가능한 신주인수권부사채로 1차 SPC(특수목적회사)인 Changdian Xinke에는 5억 1천만 달러가 모금되었다. 


② Changdian Xinke를 대주주로 하는 Chiandian Xinpeng이라는 2차 SPC가 설립되어 여기에 ICF가 1천만 달러를 추가 출자하고 1억 4천만 달러를 대출 형식으로 대여했다. 


③ 3차 SPC인 JCET-SC에서 1억 4천만 달러가 자본으로 전환되고 총 6.6억 달러의 자본금을 쌓았다. 은행 대출을 통해 1억 2천만 달러 대출하여, 인수대금인 7억 8천만 달러를 지불했다. 

 

 위에서 언급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JCET는 StatsChipPAC의 인수 대금 7억 8천만 달러 중, 33%인 2억 6천만 달러만을 출자하고도 StatsChipPAC을 인수할 수 있었다. Xinchao Group은 단 14.5%(2014년)의 JCET 지분율로 JCET의 경영권을 방어하면서 StatsChipPAC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할 수 있었다. 실상 JCET가 출자한 2억 6천만 달러도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와 XinChao Group의 상호 지급보증으로 끌어온 자금으로, JCET는 인수자금 대부분을 외부에서 끌어온 셈이다. 

④ 인수 대금 마련을 마친 JCET는 StatsChipPAC의 대만 Site 2곳을 분할한다. 대만 기업 인수합병법에 따르면 대만에 위치한 StatsChipPAC 공장의 인수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자칫 대만 공장의 무리한 인수 시도로 인해 M&A가 깨질 우려가 있었다. 원활한 분할을 위해 StatsChipPAC 대만 Test공장이 패키징 공장 지분 100%를 1,500만 달러 현금으로 인수하여 수직 계열화시켰다.  


⑤ StatChipPAC은 SPC를 싱가포르에 설립하고 대만 공장 2곳에 대한 자본을 투입한다. 이로서 StatChipPAC은 자본 감자를 통해 대만 Site를 분리했으며, SPC의 주식을 기존 주주들에게 각자의 지분율에 따라 미화 1,500만 달러 현금 옵션을 추가하여 분배했다. 


⑥ 위의 작업을 통해 StatChipPAC은 2개의 회사(StatsChipPAC Taiwan을 소유한 SPC & SPC 소유 자산을 뺀 StatsChipPAC )로 분할되었으며, 분할된 싱가포르의 SPC는 2017년 Sigurd(대만)로 매각되었다.       


 JCET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마치 뱀이 코끼리를 삼키듯 StatChipPAC의 인수를 완료했으나, 자신보다 덩치 큰 업체를 인수한 업체들이 그렇듯 JCET는 곧 승자의 저주에 빠졌다. 인수를 위한 대규모 자본 동원에 따른 이자 + StatsChipPAC의 기존 부채 대한 이자 + 분할된 대만 Site에 대한 매출 보장 계약을 이유로 2015년부터 이자 비용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2017~2018년에는 JCET의 자금 경색이 정점에 다다라 협력업체에 대한 대금 지불 기간을 연장할 정도까지 이르게 된다. 2020년 COVID-19 상황에서 반도체 수요량의 급증으로 OSAT 업계가 폭발적인 성장을 하면서 JCET의 StatsChipPAC에 대한 재무 위험을 한 숨 덜게 됐다.  

  비록 StatsChipPAC 인수 이후, 3년여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JCET이지만 StatsChipPAC인수를 통해 몇 단계의 기술적 도약을 이뤘다. 그토록 바라던 선진 반도체 기술을 손에 넣을 수 있었으며, Low-end 제품에 치중한 단순한 Portfolio를 High-end 제품과의 Mixing을 통해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2015년을 기점으로 Advacned PKG(BGA, SiP, WLCSP 등)의 생산량이 급증했다. 또한 해외 유수의 반도체 업체들과의 협업 기회를 얻었으며, 중국 외 싱가포르, 한국에 생산 거점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일례로 2021년 기준으로 StatChipPAC과 JCET Korea의 매출 비중이 61%(내부 거래 차감전)에 다다르며 특히 High End SiP Package 양산 거점인 JCET Korea의 매출액 성장과 영업 이익 기여 부분은 StatsChipPAC Site 중 독보적이다. 복기해보면 당시 JCET가 StatsChipPAC 인수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중국 OSAT의 선진 반도체 공급망 진입은 요원했을 뿐만 아니라, 이후 이뤄진 TFME의 AMD 후공정 인수도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현재와 같은 미중 관계라면 미국 핵심 반도체 업체들의 양산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StatChipPAC 인수 시도 자체가 봉쇄됐을 가능성도 있다.


 


 JCET의 StatsChipPAC 인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왕신차오 회장은 2019년 JCET의 회장직에서 물러났으며, 그가 대주주로 있는 Xinchao Group 역시 JCET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ICF와 Xindian은 StatsChipPAC 인수 과정에서 획득한 주식전환 권리를 활용하여, 2018년 JCET 1대, 2대 주주에 올라섰다. JCET의 이사회는 ICF와 Xindian의 인사들로 채워졌으며 왕회장은 2020년 JCET 명예회장직까지 내려놓고 JCET와의 오랜 인연에 종지부를 찍었다.     

 현재 OSAT 업계에서는 ASE Group(SPIL 포함),  AMKOR, JCET 3개사를 3강(强) 업체로 본다. Traditional PKG부터 Advanced PKG까지 아우를 수 있는 제품 Line-Up 갖췄으며 시장의 요구에 언제든지 부응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이뤄 다른 업체들이 추격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향후 ASE Group과 Amkor에 대한 격차를 줄이기 위해 JCET에 대한 ICF와 SMIC의 지속적인 자금 지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JCET는 중국 내부 생산 Capa. 의 증설을 통해 Traditional PKG의 양산 능력의 지속 확충하며 중국 외부 생산 Site의 투자를 통해 선진 반도체 기술 개발과 양산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JCET, 더 나아가 중국 OSAT 업계의 고민이 여기 있다. 중국 정부는 선진 반도체의 기술개발과 양산을 중국 내에서 진행하고자 한다. 이런 행보에 발맞춰 반도체를 양산하는데 필요한 원부자재와 설비의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JCET의 선진 반도체 기술을 양산에 적용할 수 있는 핵심자산은 주로 한국과 싱가포르에 위치해 있다. 중국 내 공장을 통해 해외 고객사의 일부 물량과 중국 Fabless 물량을 양산하고 있으나, 해외 생산 비중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중국 정부의 욕심대로 해외 자산의 무리한 중국 이전은 해외 거래선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는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전략은 아니다. 결국 JCET는 향후 지속적인 성장과 기술 발전을 위해 전략적 가치가 높은 舊StatsChipPAC의 한국과 싱가포르 Site에 대한 활용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반도체는 미래 기술의 근간이 되는 핵심산업으로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로 인해 미래 기술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수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 양진영에 속한 기업들 모두와 거래가 있는 JCET에게 있어 중국 반도체 업체들 뿐만아니라 미국의 반도체 업체들과의 관계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반도체 수급 이슈와 맞물려 패키징 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뜨거운 상황에서 JCET의 한국 & 싱가포르 Site의 전략적인 활용과 향후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JCET 계통도(2020년 12월 기준)







JCET Semiconductor (shaoxing) Co., Ltd

http://www.jsxco.com/


SJ Semiconductor (Jiangyin) Corp.

https://www.sjsemi.com/


Jiangsu Changjing Electronics Technology Co., Ltd. 

https://www.jscj-elec.co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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