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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ward Choi Sep 16. 2022

8월 대만 반도체 시장 리뷰

  어느새 시간은 2022년 3분기를 마감하는 9월에 다다랐다. 3분기 내내 전 세계 증시는 미국 연준 의장의 말 한마디에 급등락을 반복했다.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실적에 상관없이 큰 폭의 변동을 보였다. 특히 미국의 對중국 기술 제재의 일환으로 인공지능과 관련된 반도체의 수출을 제한하자 가뜩이나 재고 이슈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AMD와 엔비디아가 된서리를 맞았다. 반도체 산업이 다운 사이클에 진입한 것이 명확한 현시점에서는 어느 누구도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입에 올리지 않는다. 이제는 쌓여가는 재고의 처리를 위해 Wafer 생산량을 과감하게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대만 반도체 기업들의 8월 실적을 짚어보도록 하자.




TSMC 매출 Trend(2017년 1월 ~ 2022년 8월) * 단위 : 억원

 세계 최대 Foundry 업체이자 대만 최대 반도체 회사인 TSMC의 성장세가 도무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매출 신기록을 매월 갈아치우더니 8월에는 최초로 월 매출 NTD 2억을 넘어선 NTD 2.18억(9.6조 원)을 달성했다. 반도체 업계에서 TSMC가 올해 3분기부터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최대 반도체에 등극할 것으로 보고 있다. 10월이면 전년도 매출액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TSMC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전인미답의 매출 기록을 매월 경신하고 있지만 TSMC의 주가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주가 하락에는 3nm 공정 양산 지연과 Fabless업체들의 Order Cut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반도체 산업의 다운사이클에 따른 미래가치 하락 우려가 반영된 것이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

 2022년 8월까지 누적된 대만 Foundry 업체들의 실적을 복기해보면 규모가 작은 3 tier 업체들은 2022년 들어 지속적인 매출 감소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TSMC를 포함한 대만의 1,2 Tier Foundry 업체들은 지난 2년간의 반도체 호황기 때 수주해 놓은 물량이 가득하다. 일부 고객사들의 Order Cut이 있지만 수주 당시의 계약조건이 Foundry 업체들에게 유리했기에  고객들은 함부로 주문을 취소할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전방산업이 얼어붙은 지 한참이 지났지만 Foundry 업체들의 Wafer 생산량은 아직도 늘어나고 있다. 일례로 TSMC의 분기 실적 공시에 따르면 TSMC는 2019년 1분기 Wafer 생산량 2,200만 장으로 최저점 찍은 뒤에 2022년 2분기 3,800만 장을 생산하기까지 단 한 번의 꺾임 없이 상승했다. 생산량의 극적인 증가와 함께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최선단 공정의 매출 비중이 확대되었다. 미세공정  node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5nm와 7nm 최선단 공정의 매출 비중이 5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Foundry 업체에서 쉽게 양산하지 못하는 28nm 이하 선폭의 매출 비중이 전체 75%에 달한다.

 이처럼 TSMC에서 미세 선폭을 적용한 Wafer의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는 곳이 있으니 대만 최대 OSAT업체인 ASE Holdings이다. ASE Holdings는 산하에 대만 1,2위 OSAT인 ASE Engineering과 SPIL 두고 TSMC에서 생산된 최신 node wafer를 패키징하고 있다. TSMC가 최신 node로 생산하는 Wafer 중, 일부는 AMKOR와 TFME, JCET를 통해 패키징 되기도 하지만 상당량이 ASE와 SPIL에서 패키징 된다. TSMC의 Wafer 생산량이 급속히 증가하자 이를 선점하기 위해 ASE Holdings는 OSAT 부문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021년 12월 ASE Holdings는 중국에 위치한 생산라인 4곳을 Wiseroad Capital에 14억 6천만 달러에 매각했다. Lead Frame 기반의 Low end 반도체 패키징 위주인 중국 공장을 정리하고 매각 대금을 활용하여 대만 가오슝에 최첨단 패키징 라인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TSMC에 Wafer 가공을 의뢰하는 Fabless입장에서도 TSMC와 근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수십 년간 협업 관계에 있는 ASE Holdings에 패키징을 위탁하고자 한다. 그렇다 보니 반도체 다운 사이클로 인해 대만의 대표 Pure Test house인 KYEC와 메모리 패키징 업체인 PTI까지 연간 매출액(YoY)이 감소하고 있는 와중에도 ASE Holdings의 매출액은 건재하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저사양 반도체에 집중되어 있거나 사업구조가 단조로운 업체들은 이미 올초부터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Wafer Level과 같은 2.5D 첨단 패키징부터 저사양 반도체까지 아우르는 ASE Holdings는 아직 기세 등등하다.       

 


 2018년 말, 반도체 다운사이클의 초입에 접어들었을 때, 가장 먼저 시장 변화에 반응한 곳은 Nanya, Winbond 같은 메모리 업체들이었다. 2022년 현재 시점에서도 메모리 업체들이 가장 먼저 시장 변화에 영향을 받는 형국이다. Nanya로부터 시작된 매출 감소는 이제 Winbond로까지 옮겨 붙었다. 메모리 반도체 다음에는 OSAT업체들의 매출이 줄기 시작한다. ASE Holdings가 선전하고 있지만 대세는 이미 굳어졌다. 빠르면 9월, 늦어도 10월이면 연간 매출액(YoY)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 확실하다. Wafer를 가공하는 Foundry 특성상, 이미 수주받아 생산 계획에 포함된 물량은 도중에 취소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Wafer는 계획에 따라 대부분 생산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반도체 공급망 중에 가장 늦게 영향을 받는다.  

 이쯤에서 Wafer 생산량은 늘어나는데 이를 패키징 하는 OSAT 업체들의 매출액이 줄어드는 것에 의문이 들 수 있다. TSMC 뿐만 아니라 1,2 tier의 다른 Foundr 업체들도 Wafer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는데 왜 OSAT업체들의 매출액은 감소 추세일까? 이는 반도체 재고 급증으로 인해 공급망 내에서 물량이 잠기기 때문이다. Foundry 업체에서 끊임없이 wafer가 생산되지만 이를 소비해줄 최종 고객사(EMS & 전자기업)들은 이미 창고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재고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일차적으로 Fabless는 가공이 완료된 Wafer를 최대한 끌어안고 패키징을 진행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차적으로 OSAT에서 패키징이 완료된 제품을 출고하지 않고 창고에 보관한다. OSAT는 패키징을 완료하여 제품을 출하할 때가 용역 제공에 대한 매출을 인식하는 시점이다. 창고에 쌓여 있는 재고는 용역을 제공하여 제품이 완성되었음에도 매출로 인식할 수 없으며 이는 전적으로 Fabless의 재고로 인식된다. 현재 반도체 공급망 곳곳에 반제품, 제품 형태로 어마어마한 양의 물량이 묶여 있다. 이 때문에 반도체(Wafer 가공) 생산이 현재의 기조를 유지한다면 재고 처리에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가늠할 수가 없다. 글의 서두에서 언급한 반도체 감산에 대한 필요성이 재기되는 이유다. 재고 현황에 대한 내용은 별도의 글을 통해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대만 반도체 산업의 영역별 성장 Trend를 살펴보면 Foundry를 제외한 영역은 성장세가 꺾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남은 이벤트는 애플의 아이폰 14를 통한 재고 소진이지만 아이폰 단일 제품을 통해 시장을 반등시키기에는 현재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 대만 지인들을 통해 입수되는 최근의 대만 OSAT업체들의 충격적인 가동률 하락 정보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산업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가라앉자 작년의 활황이 스쳐 지나간 꿈처럼 느껴진다. 반도체 시장의 최전방인 소재 시장에 있기에 시장 침체  분위기가 6개월 이상 이어지고 있다. 고객사들을 비롯한 시장의 상황은 날로 악화되어 가지만 위축된 시장에 노출된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어느새 무덤덤해지고 있다. 모쪼록 현재의 침체가 더 악화되지 않고 짧은 시간 내  끝났으면 한다. 그래서  다시금 시장이 반등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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