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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ward Choi Dec 30. 2022

OSE - 華泰電子股份有限公司

대만 Memory 전문 Packaging 업체

Orient Semiconductor Electronics Inc (華泰電子股份有限公司)

TWSE Code : 2329

설립일 : 1971년 6월 12일 

종업원 : 5,300명(2021년 말 기준)

홈페이지 : https://www.ose.com.tw/en/



 대만은 200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 업체들과 메모리 반도체(DRAM) 영역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다. 대만의 기업들은 미국, 일본, 독일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기술지원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SK hynix를 강하게 압박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기점으로 격화된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치킨게임은 대만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을 주저앉혔다. 원천기술을 제공해주던 일본의 엘피다, 독일의 키몬다가 파산하면서 대만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추격의지를 상실했다. 치킨 게임이 끝난 뒤, 대만에 있던 엘피다와 Powerchip의 합작사 Rexchip과 Nanya와 키몬다의 합작사 Inotera는 모두 Micron으로 인수되었다. 현재 대만 자국 기업으로서는 Nanya와 Winbond 2개 업체만이 메모리 반도체(DRAM) 분야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Micron은 대만의 생산 시설을 기반으로 하여 대만을 DRAM 생산 거점으로 IM Flash Tenology(Intel & Micron 합작사 - 2019 Micron 자회사 편입)가 위치한 싱가포르를 Nand Flash 생산 거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2008년 메모리 반도체 합종연횡 현황


  사업 초기 Wafer 가공과 패키징을 모두 자사에서 소화했던 우리나라의 기업들과 달리 대만의 업체들은 Wafer 가공과 패키징을 분리했다. 이는 일찍이 Foundry와 OSAT 사이에 유기적인 협업 시스템이 갖춰진 상태에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대만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Wafer 가공만을 담당하면서 자신들의 패키징을 전담해줄 OSAT업체를 설립하거나 인수합병했다. 대만의 Nanya와 Winbond는 같은 그룹사에 속한 FATC와 Walton을 통해 반도체를 패키징하고 있다. 이외에도 PTI, Chipmos, OSE 등 메모리 반도체를 위주로 패키징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들이 있다. 이번 글을 통해 대만의 메모리 반도체 OSAT인 OSE를 소개하고자 한다. 

   



 OSE는 1971년 대만 남부에 위치한 가오슝에서 설립되었다. OSE는 두 준원(杜俊元)과 홍 민홍(洪敏弘)이 함께 뜻을 모아 세운 대만 최초의 반도체 패키징업체이다. OSE를 설립한 두 준원 회장은 대만 반도체 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1960년대 말부터 시작된 대만의 전자산업 고도화 정책의 일환으로 대만 정부는 해외에서 유학 중이거나 유수의 전자 기업에 재직 중인 인재를 대만으로 불러들였다. 당시 대만 최고 명문대학교인 대만국립대학교에서 전기공학과를 졸업 후,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전기공학석박사를 취득한 두 준원 회장은 IBM의 Watson 반도체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었다. 1968년 대만 정부의 요청과 부친의 병환으로 두 준원 회장은 대만으로 돌아와 대만대학교과 교통대학교의 겸임 교수를 맡았다. 


 1971년 두 준원 회장은 앞서 말한 홍 민홍과 함께 OSE를 창업했다. 창업 초기 공동 대표를 맡았던 두 사람은 1977년 결별하고 두준원 회장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되었다. 두회장의 아내인 양 미차(楊美瑳) 여사가 OSE의 경영에 참여했다. 이후 두 준원 회장이 지병으로 한동안 경영 업무를 할 수 없던 기간에는 양 미차 여사가 OSE 대표직을 맡아 회사를 운영했다.  

 1979년 두 준원 회장은 대만 공업기술연구원(ITRI)에서 분사한 UMC의 초대 사장에 지명되어 UMC 설립에도 큰 기여를 했다. 1987년에는 반도체 설계 업체(Fabless)인 SiS Technology를 설립했다.(TWSE Code : 2363) SiS는 설립 이듬해부터 1M MASK ROM의 개발 성공으로 매해 괄목할 만한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이처럼 두 준원 회장은 대만 반도체 업계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대만 반도체 업계의 발전사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된다. 그는 대만 반도체 업계에서 선지자적인 위치에 있었기에 비슷한 시기 대만에 돌아와 대만 북부 신쥬 지역에서 활약한 호 정화(胡定華-ITRI소장 역임, TSMC & MXIC 설립 참여)와 더불어 북호남두(北胡南杜)라 불렸다. 마치 무협소설에서 거대 문파를 일군 일대종사와 같은 대우를 받은 셈이다.    

 1990년 OSE는 EMS사업에도 진출하여 정식 양산을 개시했다. 1999년에는 OSE필리핀 사업장이 가동을 시작하며 두 준원 회장의 아들인 두 소요(杜紹堯)가 필리핀 법인 책임자로 임명되었다. OSE와 SiS를 통한 두 준원 회장의 반도체 왕국은 무리 없이 완성되어 가는 듯했다.

 



 어찌 보면 기업이 강한 상승기류를 탈 때가 악수를 두기에 최적의 시기가 아닐까 싶다. SiS를 통해 반도체 설계에서 가능성을 본 두 준원 회장은 직접 Wafer를 생산하기로 결심하고 8인치 반도체 팹(1999년 가동)과 12인치 반도체 팹(2000년 가동)의 투자를 단행했다. 당시 반도체 산업 내 분업화가 정착된 대만에서는 SiS의 영역 침범을 파격적인 시도로 인식했다. 2000~2001년 닷컴버블로 인해 글로벌 전자산업 경기가 위축되면서 SiS의 반도체 팹투자는 부메랑이 되어 SiS의 재정을 압박했다. 마치 우리나라의 아남산업이 반도체 파운드리 팹투자로 인한 재무 부담이 가중되어 무너진 것처럼 SiS도 유사한 과정을 거쳤다. 

 반도체 팹을 건설하기 전에는 건전했던 SiS의 재무는 급격히 악화되어 순식간에 파산 위기에 내몰리게 됐다. 이때 두 준원 회장과 동문이며 IBM Watson연구소에서 함께 일했던 UMC의 총괄책임자 선 명지(宣明智-이후 SiS 대표이사, UMC 명예부회장 역임)의 도움으로 파산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UMC의 자본 수혈로 UMC는 SiS 1대 주주가 되었다. 두 준원 회장은 SiS의 지분을 완전히 정리하고 SiS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었다. UMC가 자본 투자를 했음에도 SiS가 반도체 팹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2003년 SiS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SiS Technology Co., Ltd. 와 반도체 Wafer를 가공하는 SiS Semiconductor Co., Ltd.로 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후, SiS Semiconductor Co., Ltd. 는 UMC로 흡수되고 현재 SiS는 설계 사업만을 하고 있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두 준원 회장은 그동안 축적했던 재산의 상당 부분을 잃었다. 또한 SiS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안 OSE는 1 tier OSAT로 성장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놓치게 됐다.   


 OSE관점에서 다시 이야기를 이어 나가도록 하자. 2000년 전만 해도 OSE는 ASE, SPIL에 이은 대만 3위 규모의 OSAT업체였다. 대만과 일본, 미국의 반도체 업체들의 물량을 수주했으며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높았다. R&D 투자와 제품 개발 역량도 타업체에 뒤지지 않아 독자적인 신규 패키지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이었다. 다만 핵심 연구 인력들의 잦은 이탈과 불안한 재무상태가 약점으로 지적되었다. 

 닷컴버블이 정점을 향해가던 2000년, OSE는 신규 패키징 공장을 완공하고 ASE와 SPIL을 추격하기 위해 생산설비를 대대적으로 확충했다. 하지만 투자금이 이익으로 회수되어야 할 시기가 닷컴 버블과 맞물리면서 공장 가동률이 급감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신규 공장과 설비의 감가상각이 회사 재무에 악영향을 주면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OSE의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던 두 씨 일가(두 준원 - 17.72%, 양 미차 - 9.64%, 두 소요 - 2.71%)는 투자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닷컴 버블 이후, 인터넷 시대의 개화로 전자 산업의 업황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OSE는 기업의 생존을 위협했던 부채를 낮춰나갔다. 부채는 낮아져 갔지만 한번 벼랑 끝에 몰렸던 재무구조는 쉽사리 개선할 수 없었다. 




OSE 매출액(EMS + OSAT) & PTI(OSAT Only)

 2005년 들어 OSE는 대만 자국 반도체 기업들의 부침과 내부 경쟁자들의 부상으로 인해 다시금 위기에 몰린다. 1997년 설립된 PTI는 설립초기부터 세계 최대 3자 메모리 모듈 업체인 Kingston를 고객사로 두고 승승장구했다. 2000년 전에는 경쟁상대로조차 여기지 않았던 PTI가 2005년에는 어느새 OSE의 매출(EMS+OSAT)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FATC의 Nanya, Walton의 Winbond와 같이 패키징 실적을 받쳐줄 수 있는 그룹사가 없다 보니 OSE 단독으로는 OSAT사업을 꾸려나가기가 벅찰 수밖에 없었다. 

 2008년 신규 패키징 공장을 준공한 OSE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다시금 위기에 몰렸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두 준원 회장은 대만계 미국인 David Sun이 설립한 Kingston에 구조 요청을 보냈다. 이미 두 준원 회장과 친분이 있던 David Sun은 OSE 지분 투자와 함께 Kingston향 패키징 물량을 일부 나눠주면서 OSE는 위기를 탈출할 수 있었다. Kingston은 이 기회를 통해 OSE 이사회에 정식으로 입성하게 됐다.    




 OSE의 주요 사업은 메모리 업체들의 반도체를 위탁받아 패키징 & 테스트하는 OSAT 부문과 패키징이 완료된 반도체를 SSD 혹은 Micro SD Card 같은 모듈 형태로 제작하는 EMS부문으로 나눠져 있다. 메모리 반도체가 호황일 때는 OSAT와 EMS가 동반 성장할 수 있지만 불황의 시기에는 리스트를 상호 보완하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2012년 일본의 DRAM업체 엘피다가 무너지고 Micron Japan으로 재편되면서 OSE의 패키징 수주물량 감소와 함께 패키징 대금 수금에 차질이 생겼다. 당시 대만 최대 메모리 반도체 OSAT인 PTI조차 어려움을 겪었으니 규모가 작고 사업 구조가 편중된 OSE가 받은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2013년에는 OSE의 자금 경색이 심해지며 업계에 OSE 부도설이 파다해졌다. 원자재 공급업체들은 제품 출하를 꺼리는 상황이 연출되기에 이르렀다. 심지어 OSE의 여신 기한이 연장되면서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때, 다시 Kingston이 OSE를 구원하기 위한 백기사로 등판했다. Kingston의 자본출자를 통해 OSE는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었다. 또한 Kingston은 중국 자회사인 Payton의 생산물량을 줄이면서까지 OSE에게 패키징 물량을 몰아줬다. Kingston의 대만 내 위탁생산량이 증가하면서 Payton의 효용성이 떨어지자 2015년 Kingston은 Payton을 중국 EMS업체인 KAIFA 그룹에 매각했다. 2014~2016년 동안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다운사이클을 겪었음에도 OSE가 다운사이클의 파고를 넘을 수 있었던 것은 Kingston의 배려 덕분이었다. 이 과정에서 두 씨 일가의 지분율이 대폭 축소되었으며 2016년에는 두 준원 회장과 그 아내 양 미차 여사가 회사의 경영권을 내려놓았다. 이처럼 위기의 순간마다 Kingston의 지원이 있었지만 OSE의 취약한 재무 구조와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개선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때문에 2017년, 2018년 매출이 정체되면서 2년 연속으로 영업이익 손실을 기록했다.  




 2020년 10월 중순, 대만의 Bumping업체인 Chipbond가 OSE와의 전략적 협업을 발표하고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Chipbond는 현금으로 NTD 8.2억을 지불하고 보통주 70,784,915주를 취득하면서 압도적인 지분율을 보유한 대주주가 됐다. OSE를 설립했던 두 준원 회장 일가는 Chipbond의 경영참여를 끝으로 그동안의 OSE와의 인연을 마무리했다. 두 씨 일가는 OSE를 떠났지만 OSE는 Chipbond와의 협업을 통해 취약했던 재무 구조를 뒷받침해줄 든든한 아군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2021년 UMC가 Chipbond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Chipbond는 UMC 생태계에 편입되었다. Chipbond와 협력관계에 있는 OSE 또한 시스템반도체 업체들의 추가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OSE는 이에 그치지 않고 Nand Flash 컨트롤러 업체인 대만의 Phison Electronics(TWSE Code : 8299)와 중국 심천에 위치한 메모리 저장매체 업체인 Longsys(SHE Code : 301308)를 주주로 맞이하여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했다. 현재 OSE를 이끄는 경영진은 Kingston, Phison, Longsys의 대리인들이다. 2022년 시작된 반도체 다운 사이클은 OSE와 Chipbond 역시 피해 갈 수 없다. 다운 사이클이 끝나면 양사 간 상호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협업 전략이 빛을 발하는 시기가 반드시 온다. 그때가 되면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OSAT가 아닌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균형 잡힌 모습의 OSE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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