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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ward Choi Jun 08. 2022

Hana Microelectronics Public

태국의 OSAT① - 태국의 대표 전자 기업

Hana Microelectronics Public Co., Ltd.

Thailand Stock Exchange Code : HANA

설립일 : 1978년

종업원 : 8,083명(2021년 12월 말 기준-태국 한정)

홈페이지 : https://www.hanagroup.com/home.php?lang=en


 동남아 국가들은 전자 산업의 태동기부터 지금까지 저가의 노동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전자 기업들의 제품 제조를 담당해 왔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기 전부터 세계 유수의 전자 기업들은 값싼 인건비를 쫓아 동남아 각국에 생산공장을 설립했다. 1980년대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 내역을 복기해 보면 태국은 의류, 신발 등 경공업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나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는 전자 산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졌다. 그렇다 보니 태국은 다른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 전자 산업의 출발이 늦었다. 1980년대까지 태국의 전자산업은 자국 기업에 의한 소규모 단순 조립, 내수 중심의 수준에 불과했다. 전자 산업에서 소외받던 태국에도 1980년대 후반부터 전자 산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면서 1990년대 중반까지 투자액은 매년 두배씩 성장했다.

 

 1980년대 이전 태국 반도체 산업의 태동기에는 미국계 기업들의 투자가 선행되었다. 1980년대가 되자 Sony를 비롯한 일본계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졌다. 특히 Sony는 태국을 해외 전략 생산기지로 낙점하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갔다. 반도체로 태국 현지 투자의 물꼬를 튼 일본 기업들의 투자는 반도체를 넘어 가전, 공업용 전자 제품들로 확대됐다. 일본에 이어 한국과 대만의 전자 기업들까지 태국에 진출하면서 태국의 전자산업은 단순 조립 수준에서 진화하여 더 높은 수준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정도까지 성장했다. 초기 태국의 전자 산업은 외국 기업들의 단독 투자에 의한 수출주도형 생산방식이 주를 이루었다면 1990년대 이후에는 외국계-태국계 합작 기업이 잇따라 설립되었다. 이와 같은 변화는 태국계 전자기업의 자립과 설립에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길지 않은 시간에 생산력, 기술력이 향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태국의 전자 산업은 한계가 명확하다. 동남아 국가들 간에 글로벌 전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과 보호 무역주의에 의한 생산공장 리쇼어링(Reshoring)으로 인해 태국의 전자 산업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포스트 차이나의 대안으로 떠오른 베트남의 성장은 분명 태국 전자 산업의 위험 요인이다.

 태국 내 전자 산업 인프라의 부족 그리고 타국가 대비 높은 임금과 낮은 생산성은 외국계 기업의 유치 경쟁에서 불리함으로 작용한다. 또한 군부의 잦은 쿠데타로 인한 태국의 예측 불가능한 정치 상황도 외국계 기업의 진입을 꺼리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이유로 태국과 오랜 협업 관계에 있는 일본 기업들이 인접 국가로 생산 공장을 이전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 태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외국계 업체들의 경우, 태국에 터를 잡은 지 10년이 넘은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반도체 기업들의 신규 진입이 끊긴 상황에서 태국 정부는 태국에 위치한 반도체 기업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있지만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 경쟁하기에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2021년 태국 전자기업 순위

 외국계 반도체 기업들의 패키징 공장이 주를 이루는 태국 반도체 산업계에서 태국계 기업으로서 반도체 패키징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로는 Hana Microelectronics(이하 " Hana Micro")와 Stars Micro 2곳이 있다. 이번 글에서는 Hana Micro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Hana Micro는 1978년 전자 제품의 단순 조립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다. 1993년 2월 태국 증시에 상장된 Hana Micro는 현재 태국 100대 기업에 속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태국의 자국 전자기업 중 2위에 랭크되어 있으며 반도체,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다양한 전자 산업에 대한 광범위한 조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Hana Micro는 중국계 화교 자본인 OMAC이라는 회사의 지배를 받고 있다.  


 Hana Micro는 태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1990년대 PCB 조립, 2000년대 반도체 조립으로 사업 분야를 확대해 나갔다. 태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에서도 생산공장을 운영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운영 능력을 축적했다. Hana Micro는 2021년 기준 8,646억 원의 매출액 중, 39%에 해당하는 3,372억 원을 반도체 패키징과 테스트를 통해 창출했다. OSAT 매출 규모만으로 한정하여 국내 OSAT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SFA반도체, 하나마이크론에 이어 3위에 해당할 만큼의 무시 못할 규모와 생산력을 가진 업체다.  

 Hana Micro가 보유한 여러 생산 Site 중 반도체 생산을 담당하는 곳은 태국의 아유타야(Ayutthaya)와 중국의 가흥(Jiaxing) 2곳이다. 2곳 모두 Lead Frame base의 Mid-low end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2021년 Hana Micro가 생산한 68억 개의 반도체 중, 51억 개를 아유타야 공장에서, 17억 개를 가흥 공장에서 생산했다.

 


 아유타야 공장은 2011년 여름 태국 대홍수 당시 침수 피해를 겪었다. Hana Micro같이 규모가 있는 업체들은 수마의 피해를 겪고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지만 규모가 작은 업체들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상당수의 외국계 업체들이 대홍수를 계기로 태국 사업을 정리했다. 태국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했던 일본계 기업들은 홍수 피해를 다시 겪지 않기 위해 생산 공장을 내륙 깊숙한 곳으로 옮기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2011년 3개월 동안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아픔이 있었지만 아유타야 공장은 짧은 시간에 생산능력을 복구했다.   

 2003년 설립된 중국 가흥공장은 Hana Micro의 중국 반도체 시장 진입을 위한 첨병 역할을 한다. 대만과 미국의 유수 반도체 회사들과 비교하여 규모는 작지만 중국 반도체 시장에서의 생존이라는 설립 초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현재 동남아 OSAT업체들 중, 중국 내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Hana Micro와 UNISEM(말레이시아), Carsem(말레이시아) 3곳이다.    




  Hana Micro는 태국에 위치한 종합 반도체 업체(IDM)의 물량을 주로 위탁 생산하고 있다. NXP Thailand, Microchip Thailand, Rohm Thailand, Toshiba Thailand 등 미국, 일본 반도체 업체의 중저가 반도체의 물량을 이전받아 매출을 창출한다. Hana Micro의 고객사들(IDM)은 다른 국가에서 생산된 Wafer를 가져와 태국에서 패키징 한다. 이때 태국에 위치한 자사 패키징 공장의 생산 능력을 상회하는 Wafer를 조달하여 넘치는 물량을 태국에 위치한 OSAT업체들에게 위탁하고 있다. 여기에 Hana Micro가 영위하고 있는 반도체 위탁 사업에도 위협 요소가 존재한다. Hana Micro에서 생산하는 대부분의 반도체는 중저가의 반도체로서 값싼 노동력을 제외하면 타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경쟁 우위가 없다. Hana Micro의 기술력으로 감당하지 못하는 물량은 대부분 방콕에 위치한 UTAC Thialand에서 소화한다. 비록 태국 자국 기업들 중에는 경쟁자가 없으나 범위를 조금만 넓혀보면 거대 OSAT들과 어려운 경쟁을 지속해 나가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Hana Micro에서 위탁 생산하는 전자 제품은 대부분 PCB에 SMT 하는 것과 같이 평이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Hana Micro의 EMS 사업부의 주요 고객사들은 태국과 동남아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일본계 업체들이다. 태국을 벗어나 다른 전자 기업의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이미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거대 EMS업체들과 경쟁해야 한다. 그러나 Hana Micro가 가진 기술력으로는 스마트폰, 노트북과 같은 고부가가치의 고기능 전자기기를 생산할 수 없다.   

 안타깝게도 원천 기술의 부재와 갈 곳 잃은 투자 자금, 취약한 자국 반도체 산업의 기반까지 동남아 업체들이 마주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들이 너무 많다.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지는 영업이익률과 최소한의 투자로 인해 낮아진 부채 비율 그리고 연간보고서에서 찾아볼 수 없는 연구개발 비용 등 수많은 위협 요인들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이는 비단 Hana Micro에 국한된 상황이 아닌 EMS와 OSAT 사업을 영위하는 동남아 업체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현 상황에서 Hana Micro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액션은 세계 유수의 EMS업체들과의 생산 단가 싸움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또한 태국 내 위치한 글로벌 종합 반도체 업체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유지하여 그들을 통해 패키징 물량을 적극적으로 수주해야 한다. 핵심사업인 EMS와 OSAT 모두 끌고 가면서 시너지를 발휘해야 Hana Micro가 지속 성장할 수 있다. 어느 하나라도 흔들리면 다른 사업부문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보유 자금을 바탕으로 해외 기업들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여 급격한 시황 변화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 Hana Micro는 한국에 있는 파워마스터반도체 지분 100%를 확보하여 전력반도체 시장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다. 또한 전기차 무선충전사업에 진출하여 3년 내 양산품을 시장에 내놓겠다는 야심 찬 계획도 가지고 있다. 모쪼록 Hana Micro의 과감한 행보가 결실을 맺어 태국을 넘어서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전자기기, 반도체 위탁생산업체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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