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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ward Choi Nov 28. 2021

Tianshui Huatian Technology

서쪽 변방의 작은 회사는 어떻게 중국 거대 OSAT업체로 성장했을까?

Tianshui Huatian Technology Co., LTD(天水华天科技股份有限公司)

Shanghai Stock Exchange Code : 002185

설립일 : 2003년 12월 25일  

종업원 : 29,599명(2021년 12월 말 기준)

홈페이지 : http://en.ht-tech.com/

  



 중국 고도(古都)인 산시성(陝西省) 시안(西安)에서 서쪽으로 300Km 떨어진 곳에 간쑤 성(甘肃省) 텐수이(天水) 시가 자리하고 있다. 텐수이는 예로부터 지리적 요충지로 실크로드의 기착지 역할을 했다. 텐수이는 지리적으로 서쪽 내륙 깊숙한 곳에 있어 동부 연안의 대도시들과 달리 아직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한적한 도시를 기반으로 중국 No 3. 반도체 위탁 생산업체인 TSHT(Tianshui Huatian Technology Co., LTD-天水华天科技股份有限公司)가 일어섰다.(2019년 시안으로 본사 이전) TSHT는 텐수이의 기업 중 최초로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면서 간쑤성 전체를 통틀어 규모와 브랜드 파워를 가진 기업으로 손꼽힌다. TSHT는 2020년 기준 83.82억 위안(1조 4,31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줄곧 유지해오던 “중국 No. 2 반도체 OSAT”라는 타이틀을 2018년 TFME에게 넘겨주었지만 꾸준한 성장세는 2020년에도 멈추지 않았다. TSHT는 기업을 일구기 다소 열악한 환경에서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세계적인 반도체 OSAT로 성장할 수 있었다. 

  

TSHT 계통도(2021년 12월 말 기준)




  TSHT의 전신은 1969년 간쑤성 친안현에 설립된 국영용홍장비공장(永红器材厂-국영공장 No. 749)이다. 친안현은 텐수이시 북쪽에 위치해 있으며 외진 위치와 열악한 교통수단으로 인해 텐수이보다 접근성이 더 떨어진다.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도 영홍은 1989년 정부 지원을 받아 소형 집적회로(Discrete) 패키징 생산라인 구축에 참여한다. 선제적 투자로 사업 초기 적지 않은 수익을 창출했지만 무난하게 성장할 것 같던 패키징 사업의 분위기는 얼마 가지 못해 암초를 만났다. 90년대 초 개혁 개방의 여파로 값싸고 품질이 좋은 외국산 제품이 물밀듯 쏟아져 들어왔으며 당시 중국 국영기업 특유의 방만한 운영으로 용홍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하게 됐다. 

  1994년 용홍은 당시 기준으로 1억 위안의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직원 월급을 3개월 동안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한계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 파산 직전의 용홍에 샤오 성리(肖胜利-現TSHT 회장)가 공장 책임자로 부임하게 되었다. 샤오 회장은 1969년 시안 교통대학을 졸업하고 용홍에 입사하여 기술 엔지니어를 거쳐 공장 책임자까지 승진한 인물이다. 1994년 샤오 회장은 용홍을 살리기 위해 파산 직전의 국영회사를 인수하는 결단을 내렸다. 1995년 친안현을 떠나 텐수이시에 정착한 용홍은 노동자 회의를 통해 용홍 회생 계획과 개혁안을 공론화했다. 샤오 회장은 용홍에 함께 근무 중인 아내를 은퇴시키고 장남을 퇴직시키는 등,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가족을 희생하는 모범을 보였다. 한 달 만에 2,000명이었던 직원 중 350명이 해고됐다. 용홍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가장 먼저 운영 비용을 철저히 통제했다. 또한 생산능력 개선과 비용 통제를 통해 방만했던 기존 방식을 과감히 내던졌다. 회사 존립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시작한 구조조정으로부터 3년 뒤인 1998년, 만성 적자였던 용홍은 마침내 긴 적자의 터널을 지나 다시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로 변모했다. 이때 용홍의 부활을 지켜본 중국 정부에서는 샤오 회장의 경영능력을 인정하고 향후 행보에 힘을 실어 주었다. 

 



샤오 회장은 2002년 용홍의 사원들을 중심으로 하는 Tianshui Huatian Microelectronics Co., Ltd.(이후 HT-Tech로 사명 변경)를 설립했다. 이어 2003년 반도체 패키징 전문기업인 TSHT를 자회사로 설립하고 대표이사에 취임한다. 2007년 심천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TSHT는 25.42%의 지분율 보유한 HT-Tech의 지배를 받는다. 중국 OSAT 중 국가반도체기금(ICF)가 직접적인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유일한 기업이다. TSHT의 성공 법칙을 설명하자면 “원가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박리다매“이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행하기 어려운 전략을 TSHT는 어떻게 전개했는지 살펴보자.   


  첫째, TSHT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는 압도적인 원가경쟁력이다. 사업 초기 높은 기술력이 필요 없는 Low end 반도체 위탁에 전사 역량을 쏟아부었다. 상장 첫해인 2007년 TSHT의 보고자료에 따르면 전체 매출액의 대부분이 DIP & SOP와 같은 저가 반도체에서 발생했다. 해당 반도체의 패키징 기술은 기술적 난도가 높지 않다. 그리고 이미 표준화되어 있는 제품을 대량 생산했기 때문에 쉽게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었다. 특히 반도체 관련 고급인력을 수급하기 어려운 내륙 소도시인 텐수이에서도 사업을 키워 나갈 수 있었다. 또한 동부 연안에 위치한 경쟁사보다 낮은 인건비와 저렴한 운영 비용으로 “박리다매”형 양산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경쟁사 대비 월등한 가격 경쟁력을 가지게 됐다. 또한 간쑤성 유일의 반도체 기업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성(省) 정부와 텐수이 시(市) 정부로부터 공장부지, 기반시설과 세제 지원 등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둘째, 앞에서 언급했던 지리적인 불리함은 인접한 산시성 성도(省都)인 시안을 통해 해결했다. 2000년대 중반, 중국 정부의 서부 대개발 정책 일환으로 서부 내륙의 열악한 교통망이 정비되었다. 시안까지 고속철이 깔리면서 시안을 통한 원자재 수급과 완제품 배송이 용이해졌다. 더 이상 TSHT에게 지리적인 위치는 사업 확장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도리어 이를 강점으로 활용하여 자본을 확충하고 생산공장 건설을 위한 자금을 축적해 나갔다. 대부분의 중국 반도체 회사들은 인력수급이 용이하고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동부 연안에서 사업을 시작한다. 사업이 안정화되면 운영비용 절감을 위해 중국 서쪽으로 생산공장을 확장하는 전략을 취한다. 하지만 TSHT는 축적된 자본을 바탕으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사세를 확장하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여준다. 

 2008년 시안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설립하며 TSHT는 동진을 시작한다. 2010년 쿤산에 위치한 중국 제2의 Module 생산업체인 Q-tech을 인수하여 모듈 생산기술 습득과 Wafer Level 패키징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중국 내 경쟁사의 공격적인 해외 선진 기업 인수에 궤를 같이 하기 위해 2015년 4천만 달러를 투자하여 미국 Flipchip international과 자회사인 Millennium Microetch Co., Lte를 인수했다. 2018년 난징과 바오지에 생산공장을 건설함과 동시에 말레이시아에 본사를 둔 UNISEM의 지분을 55% 인수하여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렇게 TSHT는 청두-텐수이-바오지-시안을 잇는 서부라인과 난징-쿤산-상하이를 잇는 동부라인을 두 개의 축으로 하여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셋째, 해외 기업 M&A를 통해 선진 패키징 기술을 확보했다. 2015년 TSHT는 미국의 Flipchip International(이하 “FCI”)를 인수한다. FCI는 대규모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Wafer Level 패키징과 Flip Chip 패키징에 대해서는 Wafter Level 패키징의 다른 강자인 Nanium(포르투갈)과 협업을 할 정도의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었다. TSHT은 JCET와 TFME와 같이 이미 생산공장을 보유한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 아닌 기술력 있는 강소기업을 인수하여 자신의 역량으로 내재화하는 방향을 택한다. 이후 2018년 TSHT은 FCI를 통해 습득한 기술을 대량 생산에 접목할 난징공장 건설에 들어간다. 같은 연도에 TSHT은 말레이시아의 UNISEM의 지분을 전격 인수한다. 이를 통해 UNISEM 말레이시아 본사와 중국 청두에 위치한 생산 공장의 Item Mix 통해 시너지를 얻고자 했다. TSHT의 매출 비중을 보면 2010년 전에는 중국 내수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시안공장의 생산물량이 정상 궤도에 오르고 해외 M&A를 통한 High-End Device의 생산량이 늘면서 2020년 현재 해외 거래선 점유율은 48%까지 증가했다.  


  넷째, TSHT의 철저한 위기관리 능력이다. TSHT는 사업을 확장하면서도 자산관리를 엄격히 했다. 급격한 사세 확장에도 용홍 시절의 처절했던 구조조정에 대한 기억을 잊지 않았다. 2006년 100%를 넘던 부채비율은 2007년 상장 이후, 100%를 넘지 않도록 관리되어 왔다. 중국 내 경쟁사와 해외 업체들과 비교해 봐도 TSHT는 상당히 건실한 재무 구조를 갖추고 있다. 철저한 자본 통제 하에서도 Wafter Level 패키징과 Flip Chip 패키징에 대해서는 자금 투자를 주저하지 않았다. 대규모 자본의 투입이 필요한 경우에는 국가반도체기금(ICF)과 지방정부의 자금지원으로 TSHT의 부담을 낮췄다. 2018년 Nanjing 공장 투자와 UNISEM 인수가 동시에 진행되며 부채비율이 높아졌으나, 2020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43%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런 TSHT도 급변하는 반도체 시장에서의 생존을 위해 고민이 많다. 특히 중국 내 경쟁사인 JCET & TFME와 비교했을 때, High-End 패키징 제품의 매출 기여도가 낮고, 아직 그룹 내부 매출의 상당 부분을 Low end 패키징 제품에 의존하고 있다. 기술력 있는 해외 업체 인수를 통한 기술 내재화하는 방식은 투자 비용을 절감할 수는 있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기술을 얻는 것과 이를 활용하여 신규 패키지를 개발하고 양산라인을 구축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JCET와 TFME는 위험을 무릅쓰고 생산 시설과 기술력을 갖춘 업체를 인수했다. 현재까지 TSHT은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투자를 진행해 왔기 때문에 지금 당장 자금 운영적인 측면에서 문제는 없다. 하지만 인공지능, 5G, Data Center 등 고기능 패키지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이때, 他경쟁사 대비 개발 & 양산 능력이 부족하여 시장 진입 시기를 놓칠 경우, 이 격차는 결코 따라잡을 수 없다. 만년 중국 3위 업체였던 TFME가 AMD CPU & GPU 판매 급증으로 단숨에 TSHT를 제치고 2위 업체로 오른 것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TSHT의 모회사인 HT-Tech의 복잡한 주주 구성 역시 향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JCET, TFME도 모회사에 의해 지배를 받는다. 하지만 TSHT의 주주 구성은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특히 복잡하다. 샤오 회장이 과거 국영기업 용홍을 매입하여 사기업으로 전환했을 때, 적지 않은 사람들이 HT-Tech의 주주로 참여했다. 이때 주주로 참여했던 사람들 중 아직 적지 않은 사람들이 TSHT의 고위직으로 일하고 있다. 일부는 가족 간 승계받은 지분을 내세워 TSHT에 입성했다. 이들은 단지 모회사의 주주라는 이유로 회사에 대한 기여도가 낮지만 높은 자리를 꿰차고 있으며 각종 청탁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샤오 회장과 뜻을 함께하는 13명의 주요 주주들은 용홍부터 이어진 악순환을 끊고자 HT-Tech의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2020년 말 샤오 회장 편에 서지 않던 주주들이 172명에 달했지만 2021년 말 기준 128명으로 줄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핵심 주주 14명(샤오 회장 포함)을 중심으로 HT-Tech의 지분 구조가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정부 보조 연구개발 과제

● 12인치 웨이퍼급 고밀도 실리콘 기반 팬아웃 패키징 기술 연구개발 및 산업화

● 집적회로 초소형 Flipchip 패키징 및 테스트 산업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 고밀도 플립칩 패키징을 위한 고속 MPP 플랫폼 구축

● 멀티 패턴 V/UQFN, FCQFN 및 AAQFN 패키징 공정 기술 연구 개발 및 산업화

● 고신뢰성 고밀도 집적회로 패키징 기술 혁신

● 집적회로 고밀도 패키징 산업 업그레이드

● Copper Wire Process 및 Flipchip R&D 및 산업화 플랫폼 구축

● Flip Chip + Wire Bonding 기술 기반 3D 하이브리드 통합 패키지 양산기술 개발 및 산업화

● 통신 및 멀티미디어 칩 패키징 및 테스트 장비 개발 및 재료 응용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 새로운 MEMS 패키징 기술 연구 개발 및 산업화 프로젝트

● Layered SIP Packaging 기술 연구 및 산업화

● 이미지 센서 칩 패키징 기술을 통한 실리콘 Wafer TSV의 R&D 및 산업화


※ 신제품 양산, 개발 


● 웨이퍼 레벨 System-in-package eSinC 

● 초대형(33 mmx17 mm) 통합 패키지 SSD, 초고집적 eSSD 제품 

● 5G RF 모듈, LGAML 패키징이 적용된 5G 필터, CAT1 통신 모듈용 PAMiD

● 산업용 eMMC 제품 인증 통과 

● 2.5D 패키징에 적용된 인터포저(10:1 스트레이트 홀) 공정 기술 개발


   더욱이 미국과 중국의 경제 & 첨단기술 마찰로 인해 해외 선진기업의 인수가 원천 차단되면서 M&A를 통한 몸집 키우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현재 TSHT에게 있어서는 미국 Fabless 업체들의 선진 반도체 물량을 수주받을 수 있는 해외 거점의 부재가 아쉽다. 2018년 진행한 UNISEM의 인수 또한 미중간 마찰이 심상치 않음을 인지하고 해외업체 인수에 대한 제동이 걸리기 전에 급하게 진행된 면이 적지 않다. TSHT이 중국 내 상위 2개 사와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난징공장의 조기 안정화와 High-End 패키지의 양산력 증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아쉽게도 High-End 패키지의 양산력 증대는 전적으로 중국 Local Fabless와 Foundry 업체에 달려 있기 때문에 TSHT에게 있어서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현시점에서 TSHT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강점 있는 Lead Frame 기반의 패키징의 양산 능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하여 JCET 및 타국의 OSAT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다. 또한, 대형 Fabless업체와 협업하여 High-end 패키징 분야에서도 입지를 넓혀 나갈 수 있도록 꾸준한 협업 시도가 필요하다. 








Flipchip International 

http://www.flipchip.com/

Huatian Baoji 

http://m.htkjbj.com.cn/page/html/index.php


Unisem (M) Berhad 

https://www.unisemgrou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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