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창업, 해외에서 무엇으로 소득을 올릴 것인가
한국에서도 힘든 창업, 해외에서 뭘 해야 할까.(특히 동남아)
한국에서도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주변에서 많은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특히 젊을 때는 더욱 그렇다. 주변에서 아직 나를 어리게 보고 있을 20대, 30대 초반이라면 어찌 보면 당연하기까지 하다. 사회인으로서는 정말 초보이자 아기일 뿐이니까 말이다.
이민이 새로운 탄생이고, 사업은 반드시 한 번은 망하게 되어 있는 판에 이민에 이어지는 사업, 창업이라면 이 걱정은 배가 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해외 창업에는 그 국가의 수준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떤 분들은 본인이 하던 사업, 본인이 가장 잘 아는 분야를 하려고 한다. 틀렸다고는 할 수 없다. 대한민국이 상당히 경쟁이 심한 사회이고 그런 곳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은 높은 수준의 것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경험을 살리지 않는 것은 일견 바보 같은 짓 같기도 하다.
그러나 생각해야 할 것은 그것보다 내가 사업하려는 나라, 사회에 대한 고려가 우선이어야 한다. 내가 한국에서 프로그래밍을 했다고, 디자인을 했다고 이민 간 나라에서 혹을 이민 갈 나라에서 같은 일을 한다는 건 재고해야 할 일이다. 그 나라의 그 분야가 어떤지, 어떤 구조를 띄는지 알아야 한다. 선진국과 후진국, 개도국은 소비 패턴이 다르고 사회 구성 인구 분포가 다르고, 경쟁관계도 매우 다르다. 사업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시스템을 파악하는 일이다. 구조를 들여다보는 일이다. 시장의 흐름을 알아보는 일이다. 시장의 구조가 모든 국가가 같지 않다.
똑같은 직업인데 하는 일이 다른 경우도 많다. 제한 사항이 다를 때도 많으며, 국가에 따라 특정 직업이 받는 보상이나 대우가 한국과 전혀 다른 곳도 많다.
동남아라고 하면 사람들은 물가가 싼 곳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말은 글로벌 시대에 약간 맞지 않는 말이다. 세계의 물류는 이미 엄청나게 통합되었다. 동남아에서 대부분의 공산품이 예상과 달리 비싸다. 이미 선진국 문턱에 진입한 한국과 달리 소득 수준이 낮은 개도국이 대부분인 동남아에서는 한국에서 필수품인 것들이 사치품인 경우가 있다. 그리고 자체 생산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관세가 높아 실제로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비싸다(예를 들어 자동차).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 때문에 수입이 자체가 어려워 내가 원하는 수준의 물건을 구입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실제로 동남아는 물가가 싼 곳이 아니라 인건비가 싼 곳이다. 그 인건비가 싼 만큼만 물가에 반영되어 낮은 물가에 기여하는데 때로 직접 생산이 안 되는 경우는 그 이상의 관세가 부과되는 것이다. 자국 생산 공산품만 저렴하다. 생산에 관여하는 인건비가 싸기 때문이다.
인건비가 싸다는 사실에 집중하여 그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해서 그 나라 사람들을 고용하여 활용하는 사업을 하는 것이 좋다. 직접 뛰면 단가가 나오질 않는다. 내 인건비를 투자하는 것은 당연한데 소득이 내 인건비에 의존하게 되면 난 한국에서보다 더 힘든 생활을 해야 한다. 여기는 한국만큼 내 인건비를 건지기는 어렵다. 그래서 디렉터가 할 일을 해야지 담당 실무자가 할 일을 해서는 안 된다. 물론 필요하다면 실무자들을 교육은 시킬 수 있겠지만 그걸 내내 한다면 한껏 꿈꾼 동남아의 여유로운 삶 따위는 없을 것이다.
물가와 인건비에 대해 그 속을 한 번 들여다보고 나면, 법과 관세, 산업구조를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그 나라의 특정 업계의 사정을 들여다봐야 한다.
소득 수준에 따라 소비가 활성화되는 시점이 상품마다 다르다. 국민소득이 5천 달러, 1만 달러, 2만 달러에 접어들 때 꽃을 피우는 산업들이, 상품들이 있다. 그 시기에 다다르지 못했다면 시기가 맞지 않아 실패할 수 있다.
분야를 막론하고 구조를 꿰뚫고 나면 길이 보이기 마련이다. 한국 사회의 시장의 수준은 매우 높다. 경쟁의 수준이 높다. 그 시장에서 살아남아 본 사람이라면 타국에서도, 특히 한국보다 소득 수준이 낮은 나라에서는 성공의 가능성이 높다. 이미 높은 경쟁을 경험해봤기 때문에 분야를 막론하고 그 수준에 대비한다면 가능하다.
너무 내가 경험한 분야, 내가 어느 정도 아는 분야에만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다만 디렉터가 할 일이 무엇인가, 디렉터로서 현지 직원들을 고용하고 업무 지시를 하며 현지 기업보다 효율적이고 좋은 성과를 내는 방법은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나는 디렉터로서, 리더로서 경험이 있는지, 과연 괜찮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를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기술자로서 이민을 간다면 선진국으로 가고, 기술자를 고용해서 사업을 하는 기업가가 되려면 개도국으로 가는 것이 좋다. 리더로서 경험이 일천하다면 어떤 식으로든 경험하고 깨닫고 오는 것이 좋다. 실패를 이겨낼 만큼의 경험은 필요하다. 외국에서의 실패는 자국에서보다 더 쓰라릴 것이다.
물론 아직 젊고 10년은 한국에서처럼 똑같이 고생해도 좋다면, 직접 뛰며 기술자/실무자로서의 역할을 디렉터 역할과 겸하며 일할 각오가 되어 있다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기술자의 수준도 대부분은 한국보다 낮기에 교육으로 그들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면 분명 디렉터로서만 임하는 것보다는 제공하는 재화나 용역의 수준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런데 디렉터로서, 리더로서 역량을 발휘하려면 뭐가 필수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