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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도피 #48. 온천마을 베이터우③

36살, 퇴사하고 대만 한 바퀴

by 나나

개운하게, 베이터우를 걷다.


온천욕으로 몸을 개운하게 씻어낸 후, 단수이로 향하기 위해 다시 베이터우 지하철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미 한 번 올랐던 길. 익숙한 풍경 덕분에 길을 헤맬 일은 없었다.

졸졸 흐르는 개울가를 따라 천천히 내려오다가 작은 노천탕 하나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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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도 있었네?”

이곳은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는 구조인 듯.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이용해보고 싶었다.
로컬스러운 느낌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그리고 조금 더 걷다가, 고풍스러운 느낌의 베이터우 온천 박물관에 도착했다.



베이터우 온천 박물관에서, 시간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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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터우 온천박물관은 입장객이 많아 직원들이 인원을 조절하고 있었고,

신발은 입장 전 벗어야 했는데 그마저도 직원분들이 아주 친절하게 안내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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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장 열쇠는 옛날 방식 그대로!
작고 귀엽게 생긴 열쇠를 손에 쥐고는 괜히 설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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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안은 전반적으로 옛날 목욕탕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낡고 따뜻한, 빈티지 감성.
베이터우라는 온천마을의 정체성을 한눈에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흥미로웠던 건, 이곳에서 근무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장년층이었다는 점.

어쩌면 이 지역의 주민분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다른 생각이 스쳤다.


한국도 점점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데, 이런 식의 문화공간에서 장노년층이 일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단순한 여행의 순간이, 문득 사회에 대한 생각으로 번져나갔다.




참새는 굿즈샵을 그냥 지나치치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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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는 또 굿즈샵에 들렀다.

온천박물관 굿즈샵에는 귀여운 물건들이 가득했다.

심지어 대만을 여행하며 자주 보았던 흔한 망사 가방조차 귀엽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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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도 마르고, 포장지가 너무 귀여워서 파인애플 맛 칼피스 하나를 골랐다.

하지만 박물관 안에서는 마실 수 없다고 해서… 꾹 참고 가방에 넣었다. 힝.




오래된 건물이 들려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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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베이터우 온천박물관은 1913년에 지어진 온천탕을 개조해 만든 공간이라고 한다.
1층은 벽돌, 2층은 목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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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외관에서 일제식 건축 양식과 서양식 양식이 어우러진 형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때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공공 온천탕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이후 한동안 방치되었다가, 주민들과 정부의 노력으로 박물관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오래된 것을 무조건 허물지 않고, 역사를 간직한 건축물을 문화공간으로 되살리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우리에게도 필요한 감각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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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옆에 있는 베이터우 도서관까지 둘러보고, 천천히 신베이터우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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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베이터우역으로,

그리고 단수이로.

또 다른 온기가 기다리는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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