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하지만 조용히 흘러가는 나의 발레
발레는 시작한 건 2017년 2월이었고
얼마전까지만 해도 발태기를 극복해내느라 상당히 많은 감정을 소비했지만 나는 그 일을 또 한번 극복해냈다.
그래도 2년 반? 정도되는 세월동안 나는 발레라는 취미를 꽤나 꾸준히 잘 해오고 있는 듯 보인다.
주변에서도 한가지 취미를 오래가지고 있는 것이 대단하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어쨋든 허송세월을 보낸 것 같지는 않다.
발태기 or 부상으로 발레를 쉰 개월수를 제외하면 2년정도 한 셈인데
왜 발레를 오래한 사람들이 경력에 대해 물어오는 대답을 한템포 망설이는지 이제야 조금씩 알 것 같다.
아직까지는 몇초 쉬고 대답하지만 이대로 더 흘러가다 보면 거짓말을 하고싶을 것 같다.
경력이랑 실력은 아무 상관이 없어요.
경력이 오래되신 분들에게도 종종 듣고 나도 늘 그렇게 생각하지만 (지금 내 꼴을 봐)
숫자로만 놓고 봤을 때는 참 조바심이 나기 그지없다.
이 경력에 이것 밖에 못해?? 라는 차원에서의 조바심이 아니라
이 중간 경력?에서의 도약기를 그저 흘려버리거나 더디게 간다면
세월은 무지막지하게 흘러만 갈것이고
앞으로 발레를 즐겁게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강박에서 온 것이다.
무엇인가를 가지고자 할때 나는 보통 굉장히 조급하다.
누가 가져갈까 두려워 내가 먼저 쟁취하는 스타일이고
지금 터닝포인트? 혹은 점프시점? 에 빠르게 부스트업을 해야 한층 또 성장한 상태로 업을 이어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
사람은 저마다 사는 방식이 다르다.
누군가는 나의 방식이 이해가 안될 것이고 나는 때때로 누군가의 방식이 이해가 안된다.
고로 이렇게 해보세요.. 라는 조언을 들으면 그렇구나 한다.
조언은 조언일 뿐, 결정은 내가하는 외골수 타입
그런 차원에서 내 취미 발레 인생 이야기를 해보자면
이루고 싶은 것이 있어서 '이것만 잘할 수 있다면?' 이라고 생각을 해버리다가도
그것을 이룬다고 그대로 안주하며 사는 인간형은 아니다.
배우면 배울수록 더욱 자신의 헛점이 잘 보이는 것처럼 무언가를 깊게 배우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내 맘대로 가져질 수 없는 것이 있으니 미칠 지경이다.
어쩌면 발레를 통해 인생을 배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날수록 세상에는 내 맘대로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더라
남들이 보기에 꾸준하기만 한 나의 발레는 실은 매순간 열심히 흘러가고 있다.
흘러가면서 돌을 만나기도 하고 이것저것 부딪히기도 하고 큰 바위를 만나기도 하고..
늘 발레 생각을 한다. 여기저기 일을 많이 벌이고 수습이 안되기도 하고
그다지 쓸모없는 것 같아도, 많이 배우고 있다.
그저 흘러가기만 하는 세월이란건 없는 것 같다.
나는 후퇴하지 않고 매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그건 맞다.
작년 나의 영상을 보면 숨고 싶은 심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