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에서 자퇴하게 될지도 몰라요.

공부의 최종목표는 무엇인가.

by 최진영

전에 다니던 학원에서 가르쳤던 학생의 학부모님께 갑자기 연락이 왔다.


그냥 집근처 학교에 진학하겠다던 아이는 진로적성검사를 받고 목표를 바꾸어 민사고에 입학했었던 학생이었다. 무소식이 희소식인데, 갑작스러운 전화는 역시 어머님의 고민상담이었다.


막상 학교에 진학하고 보니 다른 아이들은 수2까지 다 끝내고 들어왔고 학교진도도 너무 빨라서 이과를 진학하려면 고2 1학기때 이미 수2를 해야한다고 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문과진학으로 했고 빨리 수2기본을 배워야 할 것 같은데, 자사고 특성상 기숙생활을 하다보니 방학이 3주밖에 되지 않고, 일반 학원의 과정을 듣기에는 일정이 맞지 않는다는 거였다.


중학교 2학년 까지 수1을 배우고 입시한다고 학원을 그만뒀었는데, 시험보면 성적도 너무 좋아서 내가 진로에 대해 더 진지하게 고민하길 권유했던 학생이라 너무 안타까웠다. 결국은 집앞에서 1:1로 오전 10시에서 오후 10시까지 해주는 학원을 구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좋은 학교에 들어가는 것은 그저 시작에 불과한 거라는 걸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는 사건이었다.


나는 연합고사보고 집 주변 학교에 진학하던 시대에 고등학교를 나온 사람이라 좋은 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시스템이 내심 부러웠다.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좋은 학교에 지원해보길 권유하곤 한다. 대학교 진학에 유리하기도 하고, 그 시기에 해볼 수 있는 도전은 다 해보는게 좋다는 생각에서...


하지만 자사고에 진학한다는 것은 그저 자랑거리가 되기 이전에 입학후의 경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우수한 친구들과 경쟁해서 나 자신을 더 성장시키기 위한 동기가 필요한 것이다.


좋은 학교의 입학에 성공했다면, 중3 겨울방학동안 기본적인 선행은 끝내놓도록 하자.


기본적인 선행이란 고등수학의 미적분까지 기본개념을 들어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경우, 학원수업을 듣기는 쉽지않다. 인강을 듣거나 과외를 하기도 하는데, 기본과정을 끝내는 일은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본은 해두라는 거다. 그래야 혼자서 문제집을 풀 수 있고, 필요한 부분을 인강을 들어서 해결할 수 있는 거다. 그렇지 않으면 앞의 사례처럼 학교에서의 과정을 따라가기 어렵다.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 만큼 거기서 일정부분을 해내는 일조차 많은 시간이 할애될 수 있어서 선행을 한다는 것 자체가 여려울 수 있다는 말이다.


고등학교입시를 위해 중학교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원 선생님으로서 좋은 학교에 진학하게 돕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다. 그것이 내 일이기도 하지만 선생님이기에 고등학교입학은 최종목표가 아니라는 것을 꼭 이야기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공부를 왜 하는 것인지 항상 진지하게 고민해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당장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집중하다보면 자칫 자신의 진로보다 현재 '잘하는 학생'이라는 평판이 우선시 되기 쉽기 때문이다. 이 길의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가? 왜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가? 수시로 생각해봐야한다.


살아보면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 보다는 자기의 일에 얼마나 잘 맞고 일을 잘 수행하는지가 훨씬 중요해진다.


성취감에 중독되어 길을 잃지 않게 항상 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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