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글쓰기 18일차
언젠가부터 입버릇처럼 말했다.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고. 나와 잠깐이라도 스친 모두가 어떤 식으로든 빛의 조각을 나누어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고. 그러다가 문득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 거야? 아주 깊은 곳까지 다이빙한 뒤에야 겨우 입을 열 수 있었다. 그렇게라도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었던, 인정받고 싶었던 아주 어리고 여린 나의 바람이 불러일으킨 커다란 희망이었음을 말 할 수 있었다.
영향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어떤 사물의 효과나 작용이 다른 것에 미치는 힘 또는 그 크기나 정도'를 일컫는 말. 오늘은 유난히 '다른 것'에 방점을 찍게 된다. 사람으로 한정하자면 나의 미미하고도 간절한 힘이 가닿게 될 익명의 누군가 정도로 추려낼 수 있겠다. 영향력이 십분 발휘하는 데는 그걸 받아들이는 상대의 절반 정도의 몫이 있다는 생각에 다다른다. 나의 외침이 외로운 메아리로 돌아오지 않고, 그 외침에 응해 어떤 식으로든 지금과는 다른 어딘가로 방향을 전환하게 될 그 상대의 따뜻한 응답.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었다던 어린아이가 바랬던 것은 그 따스함이겠다. 나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줄 수 있고, 그 목소리 너머에 담긴 것들을 읽어줄 수 있는 넓고 깊은 마음을 가진 누군가의 대답 말이다.
매사 신중하고 조심하며 살게 되었다. 그저 무수히 스치는 짧은 인연 중 하나인 내가, 어쩌면 그의 인생에 큰 생채기를 남기게 될지도 모른다는 염려. 어쩔 수 없이 마찰이 일어난다면 그 마찰이 부디 좋은 쪽으로 힘을 내기를 바라는 소망. 움츠리고 검열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조금은 줄여보기로 한다. 나의 외침에 응할 상대의 힘을 믿어보기로 한다. 나의 진심을 읽어 언젠가 필요한 때에 꺼내어 펼칠 수 있는 따스함을 믿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