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글쓰기 17일차
나도 몰랐던 사실 하나, 아이는 가을을 가장 좋아한단다. 이유도 단순 명쾌하다. 시원하잖아!
물속에서 오랜 시간 노는 것은 말할 것 없고 지치는 기색 없이 만끽하는 아이. 내가 사람이 아니라 수달을 낳은 게 아니냐는 농담이 전혀 과장이 아니었던 아이. 때문에 겨울이면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기후의 나라로 여행을 떠났고, 가까운 일본을 가더라도 온천 수영장이 있는 곳을 찾았다. 의심 없이 여름을 가장 좋아할 거라 생각했다. 추호의 의심도 없이.
하루 만에 가을이 되었다. 실로 아이가 애정하는 계절이 온 것이다. 여느 때 같으면 옷장 정리라든가, 낙엽 같은 것에만 가닿을 관심이 이 계절의 사소한 모든 것에 집중한다. 아이의 한 마디에 계절 하나가 전혀 다른 의미와 색채로 바뀌었다. 너는 나의 가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