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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란한 기쁨주의자 Aug 25. 2019

맑은 사람

<오늘의 사색 여섯잔> 대전 대청호, 한밭수목원에서

대전 한밭수목원


좁은데도 속이 꽉 찬, 물보다 다른 것이 많아 맑지 않은 물은

그 형태를 비추어 주긴 하지만 제대로 비추어 내지 못한다.


대전 대청호

그러나 넓고 깊어서 그 안에 많은 것들을 품어도 맑은 물은 산과 구름을 그대로 비추어낸다.

새가 날아다니다 곁에 쉬는 곳이 된다.


/


우리는 종종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살지 못한다'라고 하며 내 현재 삶을 기준으로 지나치게 '옳고 바른 것'을 피한다. 그 안에 숨겨진 진짜 두려움은 외면하면서 말이다.

너무 맑은 그것이 '내가 생각하고 원하는 대로의 내 모습'이 아닌 '진짜 내 모습'을 그대로 비추어 보여줄까 봐 겁이 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부디 우리가 흐리멍덩한 형체의 비추임을 보고자 부러 흐린 물을 가까이하는 사람,

그리하여 그것에 안심하는 이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금 더 멀리 숨겨져 있는 곳일 지라도 그 깊고 맑은 곳에 나아가 나를 비추어 볼 용기가 필요하다.


제대로 보아야

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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