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인생영화: 조조 래빗, 자유의 춤

주말에 뭐 볼까 / 코로나 집콕 추천 영화 01

by 찬란한 기쁨주의자

**이 글은 영화 <조조 래빗>에 대한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추천 조조 래빗. 출처 구글 이미지




#줄거리

독일의 패전, 세계적 경제 대공황, 대중의 불안심리를 '선전'으로 휘두른 나치당, 괴벨스, 히틀러, 유대인 학살........이 영화는 세상에 다시없어야 할 이야기들을 지나 2차 세계대전 말을 살고 있는 '소소한 인간들'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 조조래빗 주인공인 11살 소년 조조는 전쟁에 나간(조조의 생각에서 아빠는 나치를 위해 전쟁에 나갔다고 알고 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아버지의 부재 하에, 엄마(스칼렛 요한슨)와 함께 살고 있다. 조조는 상상 속 친구와 늘 인생의 중대사를 논의하는데, 그는 바로 아돌프 히틀러다.


영화는 아무리 소년의 상상 속이라지만- 아돌프 히틀러를 지나치게(?) 희화화했다는 것으로도 꽤 많은 비평을 받았다. 그러나 정작 히틀러를 연기한 배우이자 조조 래빗의 연출자인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은 "나는 폴리네이사계 유대인 혼혈인으로 내 스스로 히틀러 역할을 맡았다. 그것으로 한 방 제대로 먹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영화에서 초반의 히틀러는 어린 조조의 불안감을 해소해주고 의지할 곳이 되어주며 달콤한 말로 유혹하기도 하여 조조의 행동을 조장한다. 그러나 후반으로 갈수록(실제 영화에서도 독일이 패전 해갈 수록)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며 간사하게 조조를 꼬드기다 발로 뻥! 차이는 지질한 모습으로 변해간다.




조조는 아직 자아정체성이 바르게 자리 잡지 않고, 그저 주변의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사춘기 소년이다. 자신의 강인함을 증명하기 위해 독일 군인 소년단 주말 캠프에 참여하고 그곳에서 토끼 목을 비틀어 죽이라는 훈련 병사의 명령을 이행하지 못하고 토끼를 놓아주며 겁쟁이 '조조래빗'이라는 별명을 얻는다. 그리고 수치심과 분노에 그 자리에서 달려 도망하다 상상 속 친구인 히틀러의 말을 듣고 용기를 얻어 다시 적진(?) 캠프로 달려가 수류탄 훈련 중에 뛰어들고 호기를 부리다 얼굴과 다리에 중상을 입게 된다.


얼굴에 꿰맨 자국이 크게 난 조조가 분노와 자기 연민에 빠져갈 때쯤, 집에서 나치를 선망하는 조조의 적, 유대인을 만나게 된다. 사실 조조의 엄마인 로지는 어린 아들이 나치 괴물로 변해가는 것을 매우 슬프게 바라보고 있으며, 독일의 자유를 위해 나치에 반대하는 운동을 몰래 하고 있던 인물이었다. 그녀는 유대인 소녀 엘사를 죽은 딸의 방 다락에 숨겨주고 있었다.


이런 엄마의 상황을 모르는 조조는 엘사를 이용해 유대인에 대한 책을 써서 '위대한 나치'에 인정받겠다는 꿈을 꾸며 엘사에게 대화를 시도한다. 그리고 머리에 뿔이 난 줄 알았던, 천장에 매달려 잘 줄 알았던 유대인 소녀 엘사에게 이 사춘기 소년은 사랑을 느끼게 되고 서서히 변화해 가기 시작한다.




#사랑에 대한 입장차

출처. 영화 조조 래빗 중
출처. 영화 조조 래빗 중

이 대화는 조조가 영화 말미에 변화하기 전 둘을 생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자신의 가치와 주관에 따라 삶을 살아가기엔 너무 어린 조조는 눈에 보이는 강함이 전부다. 목소리 높여 '하이 히틀러'를 외치는 장병들과 전쟁 영웅이 그저 멋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로지에게 가장 강한 것은 사랑이다. 아들에 대한 사랑, 남편에 대한 사랑, 죽은 딸을 생각나게 하며 전쟁과 잔인성의 피해자인 유대인 소녀 엘사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자유와 인간애 평화에 대한 사랑이 그녀를 이끌어 나간다. 그리고 그 사랑이 죽음을 무릅쓰고 맞서게 할 만큼 그녀를 강하게 만든다.


#죽음 속에서 춤을 추는 생명

출처. 영화 조조 래빗 중
출처. 영화 조조 래빗 중
출처. 영화 조조 래빗 중

그리고 그녀는 춤을 춘다. 비극적이고 잔인한 전쟁 중에서, 나치에 반대하는 자신의 동료들이 죽어가고 스스로도 위협을 받고 있는 이때에도 그녀는 삶을 축복이라 여기며, 참 자유한 한 인간으로서 오늘의 춤을 춘다. 인류의 가장 비극적인 전쟁이 이 영화의 배경이라고 생각하면 그녀의 춤은 죽음에서 생명을 표현하는 역설의 꽃과 같은 춤이다.


+

영화의 상황적 배경과 달리 영상의 색감, 인물들의 외형(옷과 화장), 인테리어 등이 유독 다채롭고 아름다운 것은 이런 면에서 다분히 의도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다.

#유혹

출처. 영화 조조 래빗 중
출처. 영화 조조 래빗 중

엄마와의 시간도 잠시, 로지는 이내 조조의 곁을 떠난다. 자유롭게 춤을 추던 로지의 발은 광장 앞 처형대에 공허히 매달려 조조에게 발견된다.


홀로 남겨진 조조에게 또다시 '유혹'이 찾아온다. 생각 속 히틀러는 끈질기게 조조를 보내주지 않는다. 다정하고 달콤하게 늘 옆에 있을 것처럼. 그러나 조조가 더 이상 자신을 숭배하지 않자 더욱 얼굴을 일 그러 뜨리며 태도를 바꾼다. 그렇게 대놓고 나에게 향하지 않더라도 아주 살짝이라도 숭배하라고('하이 히틀러'), 아예 떠나지는 말라고 애원한다.


그러나 우리의 조조는 기어이 히틀러를 발로 뻥! 차서 그의 마음 밖, 삶 밖으로 내쫓는다. 끊임 없이 조조에게 '너는 이런 존재야','그러니 이렇게 행동해야지!','응 그래야 착한 아이지!'라고 속삭여 왔던 가짜 목소리를 끊어내고 비로소 진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가기 시작한다.

#당신의 신발 끈을 묶고, 함께 춤을 추리라-

출처. 영화 조조 래빗 중
출처. 영화 조조 래빗 중


영화의 마지막, 조조가 엘사의 신발끈을 묶어주고 문 밖으로 나가 함께 춤을 춘다. 사실 조조는 처음엔 엘사가 자신을 버리고 가버릴까 봐 전쟁에서 나치가 이겼다고 거짓말을 하며 엘사가 다락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한다. 로지도 세상을 떠났고, 사람들이 죽어가는 전쟁을 직접 눈으로 보았고, 폐허가 된 속에도 엘사를 기억해내 집으로 찾아 돌아온 조조에게는 엘사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내 사실을 밝히며 자신의 두려움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간다. 영화 상에서는 그 생각과 감정변화를 길게 설명하지는 않지만 세상 밖으로 나가기 전, 로지가 조조에게 해주었듯 무릎 꿇고 그녀의 신발끈을 묶어주는 장면을 통해 조조의 변화는 로지로 부터 기인한 것임을 암시한다.

문을 열고 나가 처음으로 빛을 봤을 때 둘은 서로를 마주 보며 춤을 춘다. 엘사는 자신의 민족을 죽인 독일인 그리고 한 때 나치를 맹목적으로 숭배했던 어린 소년, 자신에게 전쟁이 끝났음을 숨겼던 비겁한 한 인간을 용서하며 미소 짓는다.


자유한 인간은 용서를 구하고 용서를 받으며 춤을 춘다. 춤은 기어이 인간을 자유한 인간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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