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詩作) 북클럽 모방 시 미션
절벽을 만나거든
이 말을 전해 주세요
땅의 끝, 바다의 시작에 서 있는 너를
홀로 두어 미안하다고
튼튼하게 뿌리를 뻗은
저 솔가지 우에 앉은
새만치의 용기도 없었노라고
솟구치는 개미떼의 행렬
그 틈바구니에 끼일
개미만치의 노력도 부족했노라고
언제나 망망히 그리워했으나
언제고 다다르지는 않았다고
그대
절벽 앞에 서거든
이 말만큼은 외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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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호승 시인
‘절벽에 대한 몇 가지 충고’를 읽고 쓴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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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 클럽장의 해설>
‘절벽에 대한 몇 가지 충고’ 시를 읽으며 ‘이 시를 절벽이 들으면 어떨까?’ 생각해 봤어요.
…
“그렇게 말하는 너는 나에게 왔니? 절벽이 되어 주었니?”라며 더 외롭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화자의 말하는 대상, 정서와 시선의 톤을 조금 바꾸어 미션 모방시를 써 보았습니다.
경계의 최전선에 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절벽 같은 존재가 되고 싶으나, 그렇지 못한 스스로를 돌아보며 절벽에게 미안해하는- 송구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