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서대전으로 가는 새마을호를 타고
띄엄띄엄 가는 기차를 탔다.
아직 세모난 지붕을 가진 집들이
띄엄띄엄 있었다.
급한 마음들을 무시한 채
아니다, 급한 몸들은 애초에 타지 못한 채
설렁설렁 가는 기차는
띄엄띄엄 있는 것들을 보게 한다.
덜 있어도 더러 있어도 되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차는 덜컹거리며 말한다.
이 모든 대화는 광주에서 대전을 가는 ktx가 한 대 뿐이라 고요히 하게 된 일.
덜 있는 것들은 달리고 멈춤에 큰 차이가 나지 나지 않으므로. 내가 보지 못하는 것은 가득 찬 것들을 싣고 달리는 서울행 ktx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