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브러진 곳에

대전 가는 기차 밖 풍경을 보며

널브러진 곳에 가고 싶다

아무렇게나

듬성듬성 자라난 사이

자빠져 앉아있고 싶다


누가

거기에

있느냐

묻는다면


이 땅마저 네 것이냐

호되게 묻고 싶다


꽉 찬 머릿속엔

언제나 야멸참 뿐이더냐

되묻고 싶다


지레 겁을 먹고.




[시를 쓰며]

KTX 대신 새마을호를 탔다. 1시간이면 가는 길을 2시간에 걸쳐 느리게 간다. 아니, 언제부터 서울에서 대전 2시간이 느린 것이 되었나 싶다.

돈으로 시간을 산 것이 아니라, 돈으로 시간을 버렸다. 그렇게 버려두는 시간이 필요했기에, 그마저도 돈을 내고 새마을호 기차 안에 스스로를 가뒀다.

생각하지 않음을 생각하다가, 창 밖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몸을 기대어 까무러쳐 보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시 한 편을 썼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