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결이 바람 될 때

책리뷰. 여섯 / 미완성_에세이, 인문, 철학

by 찬란한 기쁨주의자

#미완성


폴의 인생은 너무나도 숭고했다. 환자를 고치는 의사로서 그의 삶과 암 투병환자로서 살아갔던, 그리고 한 여자의 남편이자 가장으로 살아갔던 그의 삶은 참으로 귀하고 가치 있었다. 그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참 색다른 독후감-이라면 광고만 봐도 잘 우는 내가 이 절절한 내용의 책을 덮고 나서는 졸고 있던 저 구석지의 세포까지도 말끔히 깨어난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내 삶이 보통 늘 기쁘고 신나는 일들로 가득하기 때문에 위로를 받고자 하는 열망이 덜해서일까- (그러나 모든 사람과 인생에 외로움과 고난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나 또한 언제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오는 위로와 힘이 필요하다.)


삶과 죽음이 완벽히 같은 것도 또 다른 것도 아니지만, 내가 더 관심을 가지는 것이 생동력 있는 생명의 삶 그 자체에 방점이 찍혀있기 때문일까- (그러나 죽음에 대한 고찰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발견하기도 하고, 죽음이 곧 삶이기도 하다.)


그러한 이유로, 폴의 삶에서도 내가 본 것이 참으로 생동력 있던 그의 순간들이었기 때문에 그의 삶에서의 '고통'이 나에게 고통 그 자체나 위로로 다가오지 않고 오히려 책이 전반적으로 환하게만 느껴졌던 것일까- ('고통>>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과 극복'의 레퍼토리가 아니라 그 자체로 모든 것이 희망인 이야기로서 말이다.)


그의 삶과 그 삶에서 고통이 공감되지 않았던 것이 아니다. 힘들지 않았겠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모든 인생에 고통이 있고 희망도 있고 한 것이기에.

그게 인생이기에 그저 덤덤히 읽게 되었던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느닷없이 C'est la vie 모드였나. 희망이란 단어를 참 좋아하면서도 누군가의 '고통'속에서 피어오른 희망에서는 위로를 얻고 싶지 않은 반항이었나도 모르겠다.




그의 아내가 에필로그에서 미완성이야말로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진실, 폴이 직면한 현실의 본질적 요소였다는 말이 책을 덮은 후 내게 남은 단 하나의 문장이었다. 그래서 어쩌면 미완성이 본질인 이 책 속에서 어떠한 완성된 감정적 판단과 공감도 내리고 싶지 않았던 것 아닐까.... 더불어 나의 글조차 정제되지 않은 미완성의 느낌이 의도되었다는 핑계를 조심스레 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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