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밤박 Oct 10. 2021

축, 가상의 선

19-1028


축, 대지 위를 가로지르며 다양한 의미를 생산하는 가상의 선



축의 의미(새로운 건축에서 내가 원하는 축의 역할)


축이라는 공백(Blankness)으로 인해 주변과 적극적인 관계를 만들면서 유발하는 의미 생산, 이를 관통하면서 촉발되는 시퀀스적 이동성(Mobility).


축은 비어있다. 축의 주변으로는 다양한 도시적 형성물이 일정한 규칙과 질서에 의해 형성되거나 존재해왔다. 축은 방향성을 가지는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거나 보존해왔으며 이는 연속적인 이동성을 이끌어내고 공간은 공유되는 풍경을 형성한다. 축은 주변과 적극적인 관계를 만들어내면서 동시에 다양한 의미를 만들어낸다.




AXIS DIAGRAM



역사적인 축의 의미와 해석

원래부터 어떠한 장소에 존재하던 축은 역사적인 시간이 쌓여있다. 축은 사람들의 집단 기억이 응축되어 있는 공간(광화문광장을 상상해보자.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집단 기억이 형성된 장소이자 축이다) 일 수도 있고, 개인의 특별한 경험이 기억되어 있는 공간일 수도 있다.


이러한 '과거의 축'은 물리적인 역할 외에도 정신적인 경험과 기억, 시간의 역사를 담고 있기 때문에 더 신중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비록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축이 변형되고 손상되었을지라도 축이 머금고 있는 장소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현실의 축은 과거의 것이 여과되고 공유되어 남은 것이고 그것 자체에도 이미 서로 다른 시간의 역사가 고스란히 묻어있는 것이다. 여과의 결과물인 축 위를 새로운 시설이 점유하거나 축이 틀어지면 그것은 생명력을 잃는다. 그 이후로는 여과, 공유의 과정이 아닌 파괴와 생성만이 그 주변에 존재할 것이다.


우리는 축을 잊어버리는 것이 아닌, 그것을 기억하고 재활성화하고 유추할 수 있는 건축적 행위를 지속해야 한다.


새로운 도시와 건축에서의 축

도시와 건축은 나름대로의 축을 가지고 있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길이나 녹지, 강에 의해서 자연적인 축이 형성되기도 하고 과거의 역사적인 건축물이 지니고 있는 강한 방향성의 축이 형성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장소와 건축에서의 축도 주변 맥락의 질서와 상황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낸다. 새롭게 형성된 축은 새로운 접근성을 받아들이기도 하고 과도한 밀도로 인해 정체된 장소에 새로운 이동성을 만들어내고 활력을 불어넣기도 한다. 축이라는 가상의 선은 실제로 비워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간은 사람들에게 공유되는 풍경을 만들어주고 시야는 계속해서 교차되어 관계성을 촉발한다. 또한 축의 주변으로 만들어진 비워져 있는 공간은 도시와 건축에 틈을 형성하고 멈춤을 촉발한다. 축이 만들어내는 소실점의 종착지에 있는 그 무언가는 집중하게 하고 몰입하게 하며 이때 축은 놀라움을 만들어내기 좋은 환경이고 장소가 된다.


축이란 결국 건축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시작이자 마지막 언어일 수도 있겠다. (축이란 것은 결국 전체의 질서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건축의 시작-계획이자 마지막-건축적 언어가 될 수도 있다.)


작가의 이전글 형태 - 소박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