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208
가을과 겨울이 포개어져 있다. 가을의 냄새와 색깔이 아직 곳곳에 있건만 겨울의 바람과 투명함이 어느새 만연해있다. 분명 소멸의 계절이 세상을 뒤덮었는데 아직도 생생한 나무들은 가을을 놓아주지 않았나 보다.
초록의 잎이, 이제는 검게 변한 것만 같은 그 잎들이 노랗게 늙어가지도 못한 채 얼어버린 줄기의 끝에 묶여있는 것만 같다. 그들도 혼란스러울까. 올해 처음 돋아난 저것들은 아마 갑작스레 추워진 이 상황이 그저 낯설기만 하겠지. 만약 나무줄기가 그들의 모체라면, 그래서 아직 초록을 채 떼어내지 못한 그 어린 자식들이 차갑게 얼어붙은 땅덩어리 위로 추락하지 않길 바라고 있을까. 그래서 그들을 아직 놓아주지 못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