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223
지금껏 살아오면서 나는 나를 조금씩 깎아왔다. 모난 부분이 보이면 깎아내고, 또 모난 부분이 보이면 도려내면서 나를 둥그스름하게 매만져왔다. 그렇게 나의 모난 부분들은 작아지고 작아져서, 결국 멀리서 보면 둥글게 보이게 되었을까. 그래서 거리낌 없이 멀리멀리 굴러갈 수 있는 형태가 되었을까.
하지만 반대로 나의 몸속 깊은 곳들은 여전히 각지고 뾰족하다. 나는 외면을 다듬었을 뿐, 나의 안을 들여다보지 못했다. 내 안의 모난 부분들을 쳐다보고 있으면 바깥의 것과는 너무도 달라 낯설다. 가끔은 너무도 예리하게 각이 져있어 손도 닿지 않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계속 아프게 찔리는 것일까. 네모난 판위에 내던져진 주사위가 아주 잠깐의 덜컹거림 끝에 결국 멈춰 서는 것처럼 나의 마음도 계속해서 마찰한다. 그래서 계속 뜨겁게 데이는 것일까.
언젠가 내가 가면을 쓰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의 내면과는 다른 모양의 껍질이 거짓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나는 나의 내면을 다듬는 것에 소홀했을 뿐, 뾰족한 마음과 둥근 표피는 결국 전부 나였다. 이제부터라도 나의 마음을 조금씩 깎아나가야지. 완전한 구의 형태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좀 더 완만한 마음을 만들어야지. 가끔은 덜컹거리더라도, 주사위에 적힌 숫자가 명확히 보이는 것처럼 무언가 적힌 그 마음을 이제는 바라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