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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무엇일까

행복에 관한 고찰

by 밤비

항상 하루하루 살아내는 것에 바쁘다가, 이제야 한숨을 돌릴 여유가 생기니 '행복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 생겼다. 현재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나는 매달 집과 차의 융자금을 갚아야 하고, 생활비와 공과금이 필요하고, 더 높은 곳에 올라가기 위해 노력하고, 매일 아침 출근을 하고, 언어로 인한 자괴감을 이겨내며 회사에서 뒤처지지 않으면서도 인정받으려 노력한다. 청소나 빨래, 요리 같은 집안일은 살면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들이고, 거기에 체중이 늘지 않으려 먹는 것을 조절하고, 체력유지를 위해 정기적으로 운동을 나간다.


나의 하루하루는 여전히 벅차지만, 전과 다른 점은 유지만 해도 괜찮은 삶이라는 점이다. 이 모든 것들을 유지하면서도 아주 비싼 것만 아니라면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러 외식을 나갈 수 있고, 갖고 싶은 물건들을 사고, 여행도 떠날 수 있다. 문제는 나는 이 삶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에 있다. 마음 한편으로는 더 큰 회사를 가고 싶고, 더 많은 연봉을 받고 싶고, 언어를 더 잘 구사하고 싶으며, 더 많은 업적을 이루고 싶다. 다른 한편에는 쉬어가고 싶고 편하고 쉽게 살고 싶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피곤하게 살아야 할까? 작은 것에 만족하며 덜 쓰고, 덜먹고, 돈이 생기면 훌쩍 떠나 여행을 다니고, 스트레스 없이 행복할 수는 없는 걸까. 가진 것에 만족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주변을 둘러보면, 꼭 이름 있는 회사에 다니는 것이 아니라도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만족하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을 보며 꼭 더 큰 회사에 가는 것만이 답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려져 있는 회사이든 아니든, 다니는 사람들이 경영진을 위한 사원들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는데 더 높은 집의 돌쇠가 되고 싶어 하고 그게 삶의 목표 또는 성공의 기준이 되는 것이 아이러니하기도 하고. 한국에서 자라오며 보고 들은 것이 이런 것이라 세뇌가 된 것일까. 이것에 가려 나의 행복은 무엇인가, 내가 바라는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은 제쳐두지 않았나.


내가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어땠을까, 나는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에서 이 글을 써내려 왔지만, 나는 안다. 나는 계속 이런 삶을 살아나갈 것이란 걸. 이미 여기에서도 만족을 하지 못하는데, 내가 당장 회사를 관두고 자유를 찾아 떠난다거나 해서 갑자기 그 삶에 만족하고 행복해지진 않을 것이라는 걸. 나는 어떠한 삶의 방향이든 계속해서 무언가에 결핍을 느낄 것이고, 더 많은 것을 성취하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으며 해나갈 사람이라는 걸.


나는 계속해서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보려 한다. 그 방향이 아직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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