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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앞두고 COVID-19를 맞닥뜨리다. (1)

미국에서의 취업 일지.

by 밤비

2020년, 한창 졸업까지 1-2 쿼터 정도를 남기고 코로나가 터졌다.

맨 처음 코로나에 대해 듣게 된 것은 한국에 있는 사람들로부터였다. 2020년 1월에서 2월 정도까진 미국은 별 낌새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에는 아시아 쪽이 무섭게 퍼지던 때라 미국은 강 건너 불 보듯 할 때였고, 그나마 아시안들이 그쪽 나라들과 소식통이 있으니 마스크를 한두 명씩 쓰기 시작할 때였다. 나 역시 빠르게 마스크를 구비했었다.


그렇게 3월, 확진자가 이곳저곳 생겨나기 시작했다. 한번 퍼진 바이러스는 빠르게 미국 전역을 잠식했고 사람들은 패닉에 빠졌다. 가뜩이나 듣도 보도 못한 바이러스였고, 치료제도 딱히 있던 상태도 아니었고, 바이러스의 초기 단계라 치사율 또한 높았으니 사람들은 모두 마트로 나와서 살 수 있는 것들을 싹쓸이해 갔다. 마트에 식료품을 사러 가니 입구에는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고, 마트 안은 많은 것들이 동나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사람들이 휴지를 그렇게 많이 쟁이더라. 나는 아직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 하하하.


코로나로 인해서 학교들은 부랴부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었고, 나는 졸업 전엔 꼭 경험하고 싶었던 프로젝트에 들어가 있는 상태였는데 그것 또한 연기가 되어버려서 무척 화가 난 상태였다. 다행히도 그다음 학기에 재개되어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정말 조마조마했달까. 또한 감사하게도 학교로부터 지원금까지 받았다. 그때 당시 미국 정부에선 시민들을 위해 지원금을 풀 때였는데, 나는 인터내셔널이라 받지 못했다. 인터내셔널 학생들의 비율이 높았기 때문인지, 혹은 그저 자비를 베푼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학교는 인터내셔널 학생들만을 위해 자체에서 지원금을 풀기로 결정했고, 나는 그 혜택을 받은 학생 중 한 명이었다.

나는 코로나 전까지만 하더라도 학비가 연체되거나 나눠 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이 때는 코로나로 인하여 재정적으로 부담을 느꼈었고 나눠 낼 생각으로 부분납부만 한 상태였다. 이것 때문인지 나는 맥시멈 지원금액을 받았고, 전체 학비에 비해 턱없이 적은 돈이었지만 그래도 보탬이 될 수 있어 기뻤다.


이렇게 어찌어찌 졸업을 하고... 남은 건 취업이었는데, 하이어링 프리즈가 지속될 때라 잡을 찾기가 정말 어려운 시기였다. 내가 장담하는데, 2020년이 근 5년 사이에 유학생들이 제일 많이 귀국 한 해 일 것이다. 보편적으로 외국인이 미국에서 잡을 잡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 (한인회사, 소규모 회사, 무급 인턴쉽 제외), 미국인들조차 우후죽순 일자리를 잃고 모든 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신분으로 일자리를 찾는다? 얼마나 어려울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


또한 유학생들은 졸업 후 일정 짧은기간 안에 어떠한 레벨 포지션이든 본인 전공에 관련된 잡을 찾지 못하면 귀국을 해야 하는데, 나는 절대 그러기 싫었으며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 보고 싶었다. 굳이 미국에서 유학 후 한인 회사에는 들어가기 싫었기 때문에 눈에 불을 켜고 이력서를 돌렸다.


그렇게 해서 한 두 달 만에 운 좋게 인턴쉽을 건졌고, 사원수 70명 정도인 미국 컨설팅 회사에 유급 인턴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비록 파트타임 인턴쉽이었지만, 나의 온전한 힘으로 돈을 벌어서 내 생활비와 렌트비를 감당할 수 있게 되었다.


다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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