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실이도 행복해
3/14 화이트데이는 정말 행복했어요.
그도 그럴 것이 너무나 따뜻하고 햇살이 좋은 봄 날씨에 빵실이랑 문센도 재밌었고 조(리원)동(기) 맘들과 바다가 보이는 멕시칸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수다를 떠는 동안 다섯 명의 우리 아이들도 순하게 잘 있어줬거든요. 사실 여기까지도 정말 완벽 했고 다들 너무 좋았다며 입을 모르고 헤어졌죠.
집에 와 지칠 법도 했지만 전 완벽한 날씨를 더 즐기려 아파트 내 산책도 하고 도서관도 다녀오고 집에 오니 남편이 외식을 하자고 해서 저녁 차릴 걱정도 없이 맛나게 먹고 동네 카페에 가서 요즘 핫한 생딸기아이스라떼도 시켰죠.
비록 아이가 긴 외출에 지쳐 잠투정을 시작해 카페에서 눈치보며 기저귀 갈고 분유를 먹이고도 울어서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야 그 맛을 볼 수 있었지만...ㅎㅎ
띠뜻한 봄이 왔다는 걸 밤길을 걸으며 남편과 아이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14일이 다 가기 전 2시간이 좀 더 남은 시각...
사탕을 어떻게 한 알도 안 줄 수 있냐고 인스타에 성토한 뒤, 남편이 차 안에 숨겨둔 꽃다발을 가지고 와 식탁에 툭 올려둔 걸 우연히 보고는 웃겨서 참 많이 웃었어요.
그 무뚝뚝한 사람이 카드도 써서 꽃도 골랐더라구요. 감동보다는 길거리를 걷는데 부끄러워서 참 곤란했다는게 웃겨서 깔깔대며 인증샷을 남겨뒀어요.
연애 중에도 꽃 한 번 안 안겨준 사람, 프로포즈도 안 한 남자가 말이죠.
참 드물게 여러모로 행복한 날이었어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엄마를 보고 안정을 찾고 행복해진다는 거 전 믿거든요. 빵실이도 정말 행복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