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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글 Oct 06. 2019

“쟤는 왜 데리고 왔어?”

내가 노키즈존에 반대하는 이유

유치원도 들어가기 전, 그 시절의 나는 매일같이 울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참 눈물이 많았다. 그날은 엄마 친구들과 아이들이 물가로 다 같이 놀러 갔다. 그날도 어김없이 나는 울었다. 그날은 아마도 시퍼런 강물이 무서워서 울었던 것 같다. 언니와 친구들을 멀찍이서 바라보면서 엄마품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데, 어떤 부모가 날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쟤는 왜 데리고 왔어?
다음부터 데리고 오지 마.





20년도 훌쩍 지났지만 그 순간은 기억 한편에 남았다. 때때로 불쑥 튀어나와 날 괴롭혔다.  

몇 년 전부터 카페, 음식점에 노키즈존이 생겨났다. 그래. 시끄러우니까, 위험하니까, 어른들만 있으면 상식적으로 조용하게, 우리끼리 편하게 즐길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시끄럽다고, 성가신다고 배제했을 어떤 얼굴들, 본 적 없는 어린 얼굴들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물가에 앉아서 서럽게 울던 내 어린 얼굴도.

물가에서 들은 아픈 말. 그건 아마도 태어나서 처음 겪은 배제의 경험이었다. 제 눈물을 참는 줄 몰랐던 어린아이를 보듬어 줄만큼, 한 뼘 정도만 세상이 넓었다면 어땠을까. 그렇지 않은 생각들이 모여 노키즈존을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나는 노키즈존에 반대한다. 어떤 어른이 뱉은 몇 마디로 세상이 좁아진 경험을 한 아이였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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