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울어주던 비

당신의 하루를 돌려드릴게요

by 밤얼음

그녀는 돌아오지 않았다.


며칠이 흘렀다.

세상은 평소와 다를 게 없어 보였다.


아직은.


나는 돌아가는 걸 선택한 이들의 이후를 궁금해한 적이 없었다. 그들은 그날에 머무는 사람이 아니라, 다시 오늘로 흘러가는 사람들이니까. 어딘가에서 나와 같은 시간을 살고 있을 테니까.


그런데 이번만큼은 이상했다. 그녀가 자꾸 떠올랐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나와 같은 하루를 살고 있기를.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숨 쉬고 있기를. 그저 그렇게 바랄 뿐이었다.


오늘도 카페는 조용했다. 오후의 햇빛이 테이블 위를 적시고 있었고, 그 사이로 가늘게 비가 내리고 있었다.


TV는 낮은 소리로 켜져 있었다.


그때였다.

갑작스럽게 음량이 커지며 뉴스 속보가 터져 나왔다.


화면 아래로 자막이 흘렀다.


데이트 폭력.

교제 살인.

피해자 30대 여성.


이름이 나왔다.

사진이 화면을 채웠다.


환하게 웃고 있는 얼굴.


찻잔을 내려다보던 그 시선과 겹쳐졌다.

꽃잎 위로 떨어지던 그녀의 눈동자.


그녀였다.


꽃잎이 천천히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가해자는 모자이크 처리되었다.

얼굴도, 목소리도 감춰졌다.


세상은 늘 그렇게 어둠을 가린다.

빛으로 감싼 채.


그녀도 그 빛을 믿었을까. 아니면, 믿고 싶었던 걸까.


어쩌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가려진 어둠조차도 그녀에겐 사랑이었던 건 아닐까.


마지막까지 희망이라는 빛을 놓고 싶지 않았던 건 아니었을까.


그날 이후, 나는 처음으로 이 능력을 선물이라 부르지 않게 되었다.


그녀가 말했던 눈은, 끝내 내리지 않았다.

창밖에서는 비가 조용히 짙어지고 있었다.

흐트러진 진흙 위로 검게 스며들며.


누구도 울지 못한 자리에서,

대신 울어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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