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_(2) 숨을 참는 괴물

003 유일하고 특별한 언어

by 호야 Ho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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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참는 괴물


조개껍데기를 무심코 입을 열었을 때 깊숙이 들어온 돌들은 속을 시끄럽게 만든다. 그들은 늘 정확한 자리를 알고 있었다. 언제 살을 파고들어야 하는지, 어느 순간에 더 깊이 들어가야 하는지를. 돌들은 외부에서 들어왔지만, 점점 내부의 일부가 되어갔다. 뱉어내지 못한 돌들은 내 몸 안에서 자리를 잡았고, 소녀는 그 안에서 조용히 숨을 참는 법을 배웠다.

숨을 참는다는 것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아픔을 기다리는 일이었다. 이 고요가 끝날 때까지, 누군가 물 위에서 손을 내밀 때까지.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선명히 느끼게 되었다. 물 위에서 내려오는 손은 없다고, 바다는 구조를 약속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미세한 변화는 있었다. 살과 돌 사이에 얇은 막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 못한 채, 계속해서 무언가를 분비하고 있었다. 그것은 피도 아니고, 살도 아니었다. 고통이 만들어낸, 어쩌면 가장 연약한 물질이었다. 소녀는 그 물질을 느끼면서도, 아직 그것의 이름을 알지 못했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것이 울퉁불퉁한 돌을 감싸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날카로움이 조금씩 둔해지고, 살을 찢던 감각이 점점 흐려졌다. 아직 바다 위로 올라갈 수도 숨을 내쉴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이 깊은 곳에서도, 무언가는 빛을 준비하고 있었다. 둥글지 못하더라도, 아직 이름조차 없더라도, 이 고요 속에서 나는 천천히 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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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고 특별한 언어


스스로 질문하거나 고민하지 않고 누군가가 지닌 빛나는 것으로부터 채운 자아는 언젠가 균열이 나게 되어있다. 그것은 사랑하는 누군가의 모습이지, 진정한 나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나만의 유일하고 특별한 언어를 만들어내야만 한다. 바다를 나서기 전에 소녀에게 처음으로 이 곳에서 숨을 쉬는 법을 가르쳐주었던 인어가 떠올랐다.


소녀는 난생처음으로 머나먼 나라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가는 길이 무료하지 않을 수 있도록 달래주는 부드러운 인형과 여행에서 일어날 일들을 기록한 펜과 노트를 들고 떠났다. 그 곳은 아주 깊은 심연과도 같은 바닷 속이었다. 바다 안에서 만난 것은 태어나서 단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아름다운 몸의 움직임과 귓가에 속삭이며 마음을 파고드는 노래를 부르는 언어였다. 인어는 단숨에 그동안 만져진 적 없던 소녀의 깊은 마음을 현혹했다.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안온함이 온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소녀는 인어의 옆에 철썩 붙어서 깊은 물 속을 자유롭게 유영하고, 유일하고 특별한 언어로 부르는 노랫말을 따라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 곳은 소녀가 살기에 많은 것들을 감수해야 했다. 그렇게 인어와의 짧은 만남을 바치고 다시금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소녀기 돌아온 일상에서는 여전히 불편하게 하는 타자들이 많았다.


그들은 언제나 소녀에게 간단한 결론을 말했다. 그리고 그 말들을 덮은 소녀의 모습을 아무도 부러워하지는 않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비대한 소리를 낸 것은 내면에서 움틀거리며 소리치는 자아의 목소리였다.자신조차 그 모습을 용납하지 못하는 순간이 찾아왔을 때 여린 새살로 뛰어나왔다. 그 또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위험한 시도였다.


"그래, 살아가보자. 혹여 이렇게 생을 마감한다고 해도. 적어도 난 온 마음을 다해서 헤엄쳐볼테니까. 혹여 거대한 상어에게 잡아먹한다고 해도, 나만의 유일하고 특별한 언어를 발견할 수 있다면, 조금도 아깝지 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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