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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이트 아울 Jul 12. 2021

팔거나 혹은 사라지거나

(두번째 조각)


우리는 모두 자기 자신을 팔아서 삶을 이어나간다.

내가 가진 능력, 매력, 심지어 고통스러운 경험조차 사회에서 다른 사람에 의해 소비되지 못하는 순간, 나는 사회 밖으로 튕겨 나가게 된다.


사회라는 거대한 기계장치끊임없이 사람이라는 소모품을 요구한다.


기계 일부로 사는 것을 거부하고 사회에서 사라지는 것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실제로 실행으로 옮기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사람이 좋아서가 아니라 소모품 23867번으로 남는 것이 혼자임을 견디는 것보다 덜 고독하고 더 안전하기 때문이다


소모품으로 남으면 자신의 어디까지 팔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기계 바깥으로 떠난다면 고독과 안전 모두를 혼자 책임져야만 하는 중압감을 견뎌야 한다.


둘 중에 더 좋은 선택은 없다.

최고의 선택도, 최악의 선택도 없다


단지 한 번밖에 없는 생을 걸고 두려움을 등에 업은 상태로 어느 한쪽의 길을 걸어나갈 뿐이다. 그래서 어느 길을 걷든 슬프고 고통스럽고 외로운 순간이 발 끝을 맴돈다.


그래서 삶이라는 선물이 한없이 무겁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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