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인 재미에 도전하는 세 번째 우주여행

스타트렉 비욘드(2016)

by 나이트 아울
<출처 : http://movie.daum.net/moviedb/photoviewer?id=93035#1111235 >


흔히 영화를 평가할 때 '완성도는 객관적인 기준으로, 재미는 주관적인 기준으로'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는 어떤 작품을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지에 여부는 감상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는 의미인데,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이야기하는 작품도 그렇게 보지 못하는 사람이 있고 본인은 무척이나 좋게 평가하는 작품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정 반대의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반론이 무색하게 어떤 영화는 수많은 사람이 비슷한 이유로 재미를 느끼기도 하는데, 그런 다수가 즐길 수 있는 객관적 재미라는 가치를 그대로 형상화한 작품이 바로 저스틴 린 감독의 2016년 작 '스타트렉 비욘드'입니다.


이 영화는 최근 몇 년간 제작된 스타트렉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이전 작품들은 모두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전작 모두를 극장에서 감상했던 저는 이번 작품까지 보고 나서 이 시리즈가 누가 봐도 무난히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기획했고 그 기획을 세편 모두 성공시켰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언뜻 생각하면 이런 시도는 우리가 접하는 상업영화들이 모두 하고 있는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실제로 성공한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왜냐하면 앞에서 언급한 많은 사람들이 개별적으로 느끼는 재미를 한 작품에 집대성하는 일은 말보다 훨씬 무겁고려운 일이기 때문이겠죠.





<출처 : http://movie.daum.net/moviedb/photoviewer?id=93035#1104666 >


스타트렉 비욘드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재미를 느낄만한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습니다. 우선 초반부에 캐릭터의 성격과 특징을 상황과 유머를 통해 간략히 설명하고 그 설정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면서도 사건에 필요한 여러 설정과 요소들은 사전에 조금씩 언급함으로써 내용상에 비약이나 억지를 최소화한 점은 관객이 거부감 없이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바탕을 마련했습니다. 이런 바탕에서 사랑과 복수, 우정과 믿음, 배신 등등의 여러 요소를 잘 섞어서 대규모 액션과 SF 블록버스터 물로 빚어냈는데 충분한 볼거리와 재미를 주면서도 감정적으로 거부감은 들지 않았습니다. 시리즈의 팬들을 위해서인지 의도적으로 20세기에 제작된 SF물과 액션 영화의 느낌을 가미한 것도 소소하지만 무척이나 즐거운 일이었고요.


사실 '객관적 재미'라는 말을 듣게 되면 재미라는 감정이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도 있지만 애초에 모든 영화는 어느 정도 관객의 감정적 반응을 예측하며 제작됩니다. 그래야 극장 내에서는 작품이 하는 이야기 속으로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고 극장 밖에서는 많은 사람 중 누구를,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는지도 계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고려 속에서 최대 다수의 최대 재미를 위해 제작된 작품을 감상하는 가장 편한 방법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의 파도를 그저 즐겁게 타는 것 아닐까요? 비록 그 재미가 오롯이 나만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좋은 것을 함께 즐긴다고 즐거움의 가치가 달라지지는 않을 테니까요.


P.S 이 작품을 감상하기 전에 전작 중 첫 번째 편인 '스타트렉 더 비기닝'은 감상하고 가시길 권장합니다. 중간에 주인공 중 한 명인 스팍(재커리 퀸토)과 관련된 중요한 인물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첫 번째 편을 보지 않으면 전혀 알 수 없는 부분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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