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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이트 아울 Aug 11. 2022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로버트 메이너드 피어시그

그가 몸담고 있던 학교는 완곡어법을 사용해서 표현하자면 이른바 "교육 중심 대학"으로 불리는 그런 학교였다. 교육 중심 대학에서 선생이 하는 역할이란 가르치고 또 가르치고 그리고 또 가르치는 것이다. 연구에 시간을 보낼 겨를도 없이, 사색에 잠길 겨를도 없이, 학교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여할 겨를도 없이 말이다. 그저 가르치고 또 가르치고 그리고 또 가르치는 일만 하면 된다. 결국에는 정신이 멍해질 때까지, 창의력이 사라져 자취를 감출 때까지, 끝없이 밀려오는 순진한 학생들에게 언제나 똑같은 내용의 지루한 강의를 되풀이해서 하고 또 하는 자동인형이 될 때까지 말이다.


그러면 학생들은 선생이 왜 그처럼 지루한 인간인지 이해할 수가 없어 마침내 존경심을 잃게되고, 결국에는 선생에 대한 경멸감을 사회 전체에 퍼뜨리게 마련이다. 선생에게 그저 가르치고 또 가르치고 그리고 또 가르치게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렇게 하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양 거짓된 인상을 주면서도 대학을 싸게 운영하는 가장 영리한 방법이기 때문이다.(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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