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그래서 계산적인 사랑을 하는 연인이나 부부는 자기가 먼저 상대에게 사랑을 주지는 않고, 서로를 향해 당신이 먼저 나한테 사랑을 주면 나도 당신에게 사랑을 주겠다면서 "너 먼저줘!"라고 외치는 희한한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상품으로서의 인간에 대한 사랑이 도달할 수 있는 최선의 경지는 기껏해야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주판알을 부지런히 튕기며 손익계산을 하는 사랑이다. 그러나 계산적인 사랑은 등가교환을 둘러싼 끊임없는 계산과 갈등, 다툼을 초래함으로써 인간관계를 파괴할 뿐이다.(p.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