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몬스터 (2016)
우리는 초등학생조차 장래희망을 '부자'라고 말하고 수많은 방송과 책에서 어떻게 부자가 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점점 가난한 사람이 늘어나는 이상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쉴 새 없이 일하고 가지고 있는 얼마 안 되는 돈을 늘리기 위해 부동산, 주식, 로또 심지어 도박에도 도전하지만 어쩐 일인지 돌아오는 것은 빚과 카드 사용 명세서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한 그런 세상 말이죠. 이같은 괴이한 현상에 대해 조디 포스터 감독의 2016년 작 '머니 몬스터'는 자신만의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작품 자체의 완성도로만 보자면 머니 몬스터는 그렇게 훌륭한 영화는 아닙니다. 조지 클루니가 연기한 머니 몬스터 쇼 진행자 리 게이츠라는 그 인물이 상징하는 천박함과 무책임함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고, 게이츠의 옆에서 쇼를 진행하는 PD인 패티 역할의 줄리아 로버츠 역시 배우가 가진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체 그저 사건이 진행을 설명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도구 정도로만 활용하고 있으니까요. 또한 영화는 관객에게 교훈과 통쾌함을 줄 수 있지만 그것만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데, 이 두 가지에 집착하며 영화적 재미를 감소시켜 버린 점도 머니 몬스터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머니 몬스터는 다른 영화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경제 부분의 거대한 실패 원인을 명확히 이야기하고 있는데, 바로 천박함과 무지함입니다. 화려한 언변에 속아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믿는 일반 투자자의 무지함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돈을 불려서 더 많은 이익을 취하려는 사람의 천박함이 만났을 때 영화 속 인질극의 원인이 된 거대한 비극이 벌어졌으니까요. 때문에 감독은 경제 실패의 원인을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는 사람들 혹은 시스템의 부실에 미뤄왔던 기존 작품들과 달리 보통 사람들도 분명한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인질범의 아내인 몰리(에밀리 미드)의 입을 빌어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 비판은 사람들에게 그런 선택을 하도록 만든 리 게이츠와 투자 회사 CEO인 월트(도미닉 웨스트)의 천박함과 우스꽝스러움에 조금은 가려지기도 하지만요.
머니 몬스터는 사건의 비극성이 한순간의 오락으로 사라져 버린 모습과 함께 장대한 쇼가 어떻게 마무리되는지를 보여주며, 우리가 미디어에서 다뤄지는 사건을 어떻게 소비하는지에 대해서도 차분하지만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21세기에 이런 쇼를 즐기지 않으면서 사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그 속에 내재된 천박함과 무지함의 결합은 결국 보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 모두 자유로울 수 없다는 조용한 목소리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