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1978)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영화를 평가하는 주체는 언론이나 비평가 손에서 일반 대중이 되었습니다. 이 와중에 가장 각광받는 평가 방법은 점수로 표시된 별점 평가지만,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시선과 세계관을 바탕으로 작품에 대한 글을 작성하는데, 각각의 글들은 글쓴이에 따라 평가의 내용면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지만 평가의 형식면에서 보자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아래에서 위로 점수를 올리는 방법으로 영화를 구성하는 각 요소의 점수는 0점에서 시작하여 좋은 요소가 있을 때마다 점수가 더하게 됩니다. 다른 하나는 평가하는 사람이 만점이라고 생각하는 기준을 두고, 그것과 비교하여 좋지 않은 부분이 있을 때 점수를 빼는 평가 방법입니다. 이 경우 각 요소의 점수는 10점만 점인 경우 10점에서 시작하여 평가하면서 점수가 줄어들게 됩니다.
두 방법 모두 영화에 대한 평가를 점수로 산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결과적인 면에서는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동일한 점수라도 도드라져 보이는 평가는 영화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쪽입니다. 이는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처럼(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 - 민음사, 연진희 번역) 좋은 작품은 대체로 비슷한 이유로 좋아하지만,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경우는 그 이유가 평가하는 사람마다 다른 경우가 많고 상대적으로 강하고 부정적인 언사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는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테마곡으로 잘 알려진 존 카펜터 감독의 1978년 작 '할로윈'은 개봉 당시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성공을 거두었고 지금도 많은 공포영화들이 이 작품의 그림자 아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걸작입니다. 저 역시 존 카펜터 감독의 연출력과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 그리고 화면 속에 긴장감을 부여하는 탁월한 기술을 보며 보는 내내 감탄했었습니다. 특히 숨소리만으로 인물의 존재감과 섬뜩함을 표현한 것은 이제까지 보았던 그 어떤 공포영화의 연출보다 훌륭했고요. 제가 이 작품을 평가한다면 별 5개 만점이면 5개, 백점 만점이면 백점을 넘어 그 이상의 점수를 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흠을 찾고자 한다면 이 영화 역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낸 것은 '완벽'이라는 이상과 괴리가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평가하는 사람이 가진 완벽한 작품과 비교하며 부정적인 요소를 찾는데 집중한다면 이 정도의 완성도를 가진 작품조차 단점을 더 도드라지게 보이게 하고, 결과적으로 단점들 때문에 작품 자체를 재미있게 즐길 수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영화를 감상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달라도 작품을 분석하는 근간에는 그것을 좀 더 이해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쁜 평가를 하는 경우에서 조차 작품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릴 수 없을 테니까요. 그러나 옥에서 티를 찾는데 집중한 나머지 옥 자체의 소중함은 보지 못하게 된다면 영화를 보는 행위의 본말이 전도된 비극일 것입니다. 어차피 영화는 평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즐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