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연기의 터널에서 견뎌내기 위한 영리함

헤이와이어 (2011)

by 나이트 아울
<출처 : http://movie.daum.net/moviedb/photoviewer?id=58334#756542 >


최근 화려한 출연진과 많은 제작비로 주목받았던 한 드라마가 배우들의 연기력 때문에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연기력이 부족해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배우들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혹평을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주연 배우 중 몇 명은 이전 작품에서도 명성과 인지도에 비해 좋은 연기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연기력 논란이 단순히 배우에 대한 호불호 때문에 생겨난 일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2011년 작 '헤이와이어'의 주인공인 지나 카라노는 격투기 선수에서 영화배우로 전향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연배우인 그녀의 연기력은 부족해 보이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이 영화가 애초에 연기력을 크게 필요로 않기 때문입니다. 내용만 보면 배신과 음모, 복수가 주된 내용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이 작품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전직 격투기 선수의 화려한 기술에 무참히 두드려 맞는 명배우들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 때문인지 마이클 파스벤더나 이완 맥그리거, 채닝 테이텀과의 격투 장면은 그녀의 격투기 실력을 뽐내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격렬하고 가학적으로 그려졌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그 외에 영화적으로 연기가 필요한 장면들에서는 편집과 연출을 통해 그녀가 가진 어색함을 줄인 점도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출처 : http://movie.daum.net/moviedb/photoviewer?id=58334#756535 >


당연한 말이지만 지금은 명배우로 누구나 인정하는 사람조차 어떤 시기에는 눈뜨고 볼 수 없는 연기때문에 혹평과 비웃음을 샀었그런 시간의 끝에 결국은 좋은 배우로 거듭났습니다. 아마 지금 연기력 논란을 겪는 배우들도 분명 혹평과 비웃음의 세례를 견뎌야만 하는 터널 안을 통과하고 있는 것이겠죠. 하지만 이런 상황이 한 작품에서 주연으로 작품을 이끌어 나가야 할 책임을 짊어진 배우의 연기력 부족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애초에 능력이 없으면 그 역할을 맡으면 안 되는 것이고, 능력이 부족함에도 주연의 자리에 있기로 결정했다면 부족함에 대한 비난을 두려워해서는 안 되는 것이니까요.


그럼에도 이런 시기를 영리하게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지나 카라노처럼 하고 싶은 역할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역할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선망하는 내면의 상처를 가진 재벌 2세나 가난하지만 돈에 굴하지 않는 신데렐라 역할이 인생역전의 기회처럼 보여 혹할 수도 있겠지만, 거기에 뒤따르는 부족한 연기의 항연은 보는 사람과 하는 사람 모두에게 슬픈 결과만 가져 것이 분명하니까요. 결국 어떤 배우가 터널을 지나 좋은 연기력을 보여줄지 여부는 과감한 도전이 아니라 눈 앞의 기회에서 한발 물어날 수 있는 영리함일 것입니다. 그 영리함을 유지하기 위한 자제심도 부가 서비스로 빼놓을 수 없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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