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파커 감독(1987)
미국 미시시피 지역에 살고 있던 어떤 블루스 음악가는 더 나은 기타 실력을 원했다.
그래서 전설에 따라 자정에 교차로를 방문했고 그곳에서 만난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사람이 도달할 수 없는 경지의 실력자로 거듭났다. 그 후에 음악가의 영혼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전해지지 않는다.
그리고 미국 뉴욕에 살고 있던 어떤 사립 탐정은 하루의 밥벌이를 원했다. 그래서 수상쩍고 소름 끼치는 상대방의 의뢰에 따라 돈을 받고 사람을 찾아다니기로 계약을 했다. 하지만 그 모든 일의 끝에서 마주한 것은 마주한 것은 피와 고통, 그리고 감당할 수 없는 진실뿐이었다. 그 후의 그의 영혼은 천천히, 하지만 분명하게 깊은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그가 계약했던 바와 같이.
더 나은 삶을 꿈꾸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지금 여기서 눈 딱 한 번만 감으면 인생이 도약하는 순간이 눈에 그려지는데 그 순간을 외면할 수 있는 인간이 존재할까. 그 도약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영혼도 팔아넘길각오를 해야만 하는 것일까.
수많은 사람들이 한 번뿐인 인생을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인생역전'이 필요하다고 굳게 믿는다. 역전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그들은 자신의 인생은 현재는 지고 있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모든 것을 뒤집을 '한방'을 찾아다니고 거기에 모든 것을 바친다. 그리고 그들의 영혼은 거의 대부분 깊은 어둠 속에 잠긴 채로 죽지도, 저승으로 떠나지도 못한 상태로 남은 생을 배회한다.
어쩌다 보니 한 해가 끝나가는 날 잠깐 여유가 있어 그 시간들을 돌아본다. 아쉬운 일도 있었고 속상한 순간도 있었고, 가슴이 벅차 올라 기쁘거나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무기력감에 시달렸던 시간들이 등 뒤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동안 인생역전이나 한방을 노렸던 적은 없었기에 오늘 하루, 한해의 마지막이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이라는 위안 혹은 착각이 혼자서 나를 위로한다.
그렇게 삶은 계속될 수 있었으니까, 내년의 새로움을 믿고 꿈꿀 수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