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윅 : 리로드 (2017)
고사성어 다다익선(多多益善)은 한나라를 세운 유방과 그의 부하인 한신과의 대화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한신은 항우를 물리치고 황제의 자리에 오른 유방의 능력으로는 군사를 십만 명 밖에 지휘할 수 없지만 본인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말했는데, 결국 한신은 장수로서의 뛰어난 역량에도 불구하고 이후에 그 능력을 두려워한 사람들에 의해 참수형으로 생을 마감합니다.
데이비드 레이치와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의 2017년작 존 윅 : 리로드는 2014년에 개봉했던 존 윅의 속편입니다. 존 윅은 독특한 스타일의 액션과 20세기와 21세기를 오가는 듯한 뉴욕의 이색적인 풍경, 그리고 키아누 리브스의 열연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는데 이번에 개봉한 속편 역시 전작의 장점을 이어가고자 노력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작품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유머들이 전작에서 나눴던 대화들을 조금씩 비틀면서 재미를 주기도 하고, 이전보다 액션의 규모나 비중이 더 커져서 볼거리가 풍성해지기도 했고요.
그럼에도 존 윅 : 리로드에서는 전작만큼의 재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액션의 과잉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번 작품은 전작보다 상영시간도 늘었고 그보다 더 많은 액션 장면들이 삽입되었는데, 두 시간이 넘은 상영시간 동안 쉴 새 없이 벌어지는 액션이 어느 순간에는 단순한 학살극으로 보이면서 피로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이전 작품에서 인상적인 액션 장면을 만들었던 통칭 '건푸' 장면조차 몇 번씩 반복되면서 무덤덤한 느낌밖에 들지 않았고요. 감독은 전작의 성공이 액션에 있다고 생각해서 거기에 집중한 것으로 보이지만, 존 윅이 다른 액션 영화와 차별화된 지점은 고유한 색채를 가졌던 액션의 질적인 부분이었지 액션 장면의 양적인 부분이 아니었습니다. 그 부분을 간과하고 오직 전작과 비슷한 액션 장면만 반복해서 보여줌으로써 결과적으로 영화는 존 윅이라는 작품이 품고 있는 개성 있는 세계를 단순한 무대 조명처럼 축소해버렸고요.
결국 한신을 제명에 죽지 못하게 한 원인이 그의 장점인 뛰어난 군사적 역량이었던 것처럼, 존 윅 : 리로드 역시 장점이었던 액션 장면 때문에 영화적 완성도를 망친 것처럼 보입니다. 아무리 좋은 장면과 아이디어가 있어도 절제된 방식으로 사용되지 못했다면 그것은 다다익선이 아니라 과유불급(過猶不及)으로 평가될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