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연예인을 어떻게 소비하는가

굿바이 싱글(2016)

by 나이트 아울
<출처 : http://movie.daum.net/moviedb/photoviewer?id=93865#1100486/PhotoList >


몇 년 전 정상에 있던 한 여자 연예인이 다른 남성과 찍은 사진을 SNS에 게재하여 곤욕을 치른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일로 인해 그녀는 한동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고 본인과 소속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팬을 자처하던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예전처럼 그녀의 연기와 노래를 즐길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그녀 자신의 변화와 무관하게 그녀의 이미지를 소비하던 사람들에게는 그날을 기점으로 무언가 큰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겠죠.


김태곤 감독의 2016년작 '굿바이 싱글'은 한 여자 연예인이 대중에게 어떻게 소비되는지 보여주면서 동시에 대중이라는 사람들이 가진 단편적이고 즉흥적인 속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오랫동안 연기자로 생활해왔지만 연기력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사생활로 사람들에게는 비호감으로 기억되는 주연(김혜수)은 자신을 미혼모라고 밝히면서 용감한 여성 혹은 개념 있고 당당한 여성으로 탈바꿈합니다. 덤으로 많은 육아용품 CF에 등장하며 경제적으로도 훨씬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되고요.


<출처 : http://movie.daum.net/moviedb/photoviewer?id=93865#1096869/PhotoList>


주연이 겪는 변화는 본인이 달라졌기 때문에 온 것이 아닙니다. 본인은 평생 자신의 편이 되어줄 단 한 명의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에 아이를 원했을 뿐인데 우연히도 그녀를 소비하는 대중이 그런 모습을 좋아했을 뿐이었으니까요. 이렇게 보면 결국 우리가 연예인을 소비하는 방식은 철저히 일방적이고 연예인이 만들어낸 그림자를 보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여자 연예인의 사진 한장은 그런 그림자의 모양을 바꿔버렸기 때문에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졌던 것이고, 어쩌면 그런 대중의 반응으로 살아가는 것이 연예인의 삶이겠죠.


영화의 말미에 주연은 자신이 보여준 이미지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곤욕을 치르게 됩니다. 하지만 그때의 그녀는 자신에게 필요하고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고 정말 중요한 것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그런 변화는 단지 이미지나 그림자의 변화만이 아닌 주연이라는 사람의 내적 성장에서 나타난 것이었기에 조금은 신파적인 느낌을 받았음에도 한편으로는 뭉클해지기도 했고요.

물론 쉽지 않은 캐릭터에 중심을 잘 잡은 김혜수 씨가 아니었다면 아마 영화는 캐릭터가 후반부에 급변하는 것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첨언하자면, 이 작품의 좋은 점에 반 이상은 그녀의 연기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 역시 김혜수 씨는 현존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연기자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습니다.


모니터 앞에서 세상을 보고 있자면 나 이외의 사람들은 그저 이미지로 구성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보이는 대상과는 아무런 교감도 할 수 없고 일방적으로 바라보기만 하는 그 사람들조차 분명 어딘가에서 나처럼 실존하면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화면 밖에 있을지라도 조금은 그 사람에 대해 너그럽고 인간적인 자세로 바라봐 주는 것은 어떨까요? 앞에서 언급한 여자 연예인이 올린 사진 한 장에 너무 많은 의미를 담지 않아도 여자 연예인 본인은 충분히 매력적인 사람으로 볼 수 있을 테니까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옳음만큼 중요한, 그 실현 방식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