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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새 Apr 08. 2021

저작권료 500원, 저작인접권료300원

앨범 내고 싶은 일반인 분들 보세요.

2020년 9월 9일에 나는 첫 싱글 앨범 <산허리의 고목아>를 발매했다. 그 첫 정산금이 드디어 입금됐다. 나는 저작권(작사·작곡·편곡에 대한 권리)은 함저협((사)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에, 저작인접권(실연, 즉 가창과 연주에 대한 권리)은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에 신탁 중이다.


정확히는 9월 9일 이후로 두 권리를 정산받아야 하는데, 당시 잘 몰라서 신탁 협회 입회를 10월에 했더니 9월 정산금은 날아갔다. 그래 봐야 1000원 미만일 것이므로 중요한 건 아니다. 그래도 완전 무명 가수는 발매 첫 달에는 그나마 장르별 최신곡 순 페이지에 어느 정도 노출이 되므로 수익이 제일 많다. 이후로는 일반적으로 점점 줄어들게(쪼그라들게) 된다.


그럼 <산허리의 고목아> 2020년 10월 저작권료 내역부터 공개하겠다.



그래도 1000번을 넘게 들었는데, 저작권료가 519원이다. 한 곡당 평균 0.5원 정도다. 노력에 비해서는 사실 좀 헛웃음이 나오는 돈이다. ㅎㅎ


그다음은 2020년 10월 저작인접권료 수익이다.


저작권료와 저작인접권료의 총 재생 횟수가 다른 것은 발생 시기(음원 재생 시기), 징수 시기(신탁 협회에서 저작권료를 징수한 시기)가 다르고, 나의 신탁협회 입회 날짜도 다른 등 여러 이유가 있는데, 금액이 워낙 소액이라 자세히 안 알아봤다. 저작인접권도 550회가량 재생에 308원이니 대강 곡당 0.5원 정도 된다.


사실 이 둘보다 훨씬 비중이 큰 수익이 사업자 수익이다. 유명가수의 경우라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SM이나 YG가 가져가는 돈이다. 앨범을 제작한 기획사 등이 가져가는 돈. 나는 올 가내수공업으로 혼자 다 했으므로(그래서 퀄리티는 좀 떨어짐) 이 수익도 온전히 내 몫이다. 



2020년 9월 수익이 12555원이다. 이 수익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히 쪼그라든다. 그래도 완전 무명 싱어송라이터인데, 스트리밍이 2000회 이상, 다운로드도 20회 이상이란 점이 상당히 기분 좋다.^^


이 모든 수익을 종합해서 현재 내 통장에 꽂힌 돈은??? 짜잔~~~



28663원이다!!! 하하하. 물론 매우 적은 금액이긴 하지만 다달이 계속 입금이 될 것이다.


우선 이렇게 안물안궁을 공개하는 이유는 첫째, 일반인 분들 중에 자신의 앨범을 발매하고 싶은 분들에게 자세한 정보를 드리기 위함이다. 둘째, 이렇게 매우 적은 금액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매우 뿌듯하고, 노래를 계속 만들며 부르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다.


이건 내가 고용되어서 번 돈이 아니라 내가 만든 콘텐츠로 번 최초의 돈이라 자랑스럽다. 꾸준히 하고, 실력이 향상되면 나는 이 금액을 키울 수 있다고 믿는다. 내가 더 인지도 있는 싱어송라이터가 될 수도 있고, 이름 있는 가수에게 곡이 팔릴 수도 있다. 


저작권은 사후 70년까지 보장되는 권리다. 내 곡이 만약 끝까지 빛을 발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내 손자들의 과자값은 될 것이고, 내 아들들은 자기 자식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사 주면서 열심히 음악 한 아버지를 한 번쯤 기억해 줄 것이다.


조금 다듬어서 발매할 곡이 10여 곡 더 있다. 멜론, 지니 등 음원사이트의 '좋아요'와 팬도 느리지만 늘어간다. 지니에서는 한 주동안 내 노래를 가장 많이 들은 분의 아이디를 확인할 수 있는데, 아이디가 'ㅎOO'인 분이 <남강이 그리워서>란 두 번째 곡을 몇 달간 계속 들어주셔서 만날 수 있다면 커피라도 한잔 사드리고 싶다. ㅎㅎ "제 곡 많이 들어주셔서, 동기 부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하고 말이다.


사실 나는 화성학도 아주 기초 정도만 알고, 노래 실력도 아직 많이 멀었다. 그래도 노래 만드는 게 재미난다. 대강 그 길을 알고 있으므로 속도는 무척 더디지만 화성과 리듬에 대해 더 배울 것이고, 보컬 역량도 더 향상할 것이다. 내가 이렇게 부족하지만 용기를 가지고 계속 시도할 수 있는 데는 한 가지 근거가 있다.


아무리 대단한 노래도 싫증이 난다. 완전히 싫증이 나버리기도 하고, 어느 정도 지겨워지기도 한다. 아무리 위대한 작곡가가 만든 노래라도 노래는 취향을 아주 많이 타는 예술 작품이라 호불호가 갈린다. 사람들은 늘 새로운 걸 갈망한다. 그래서 나는 늘 새로운 노래를 만들 수 있고, 그 수가 많든 적든 본인의 취향에 따라 내 노래를 들어줄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작곡도 글쓰기와 같다. 글을 계속 쓰면 자꾸자꾸 소재가 나오고 글이 쓰지듯이, 멜로디를 자꾸자꾸 흥얼거리고 핸드폰에 끊임없이 녹음하면 새로운 멜로디가 또 자꾸자꾸 나온다.


'이 짓을, 작곡을, 글쓰기를 20대에 시작했더라면 더 잘 됐을 텐데 왜 그렇게 겁만 먹고 있었을까'하는 후회가 밀려들지만, 100세 시대이니만큼 지금부터라도 젊은 시절 못한 것까지 덤으로 부지런히 하려 한다. 




노래 만들고, 불러서 현재까지 28000원 벌었습니데이~^^ 노래 들어주신 모든 분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데이~ 감동과 위로를 줄 수 있는 노래 앞으로도 부지런히 만들어 보겠습니데이!!!


                                                                                                                              - 밤새 올림 



※ 음원의 저작권과 저작인접권 수익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은 아래 브런치 글을 참고하세요.


https://brunch.co.kr/@audiotech/47#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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