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변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귀찮음이다. 귀찮음은 뇌가 몸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것일까?(몸아, 움직이는 건 좋지 않아! 그러니 안전하게 가만히 있으렴) 몸이 뇌의 명령을 거부하는 것일까?(움직이라고? 싫어! 지금 이 상태가 좋아)
처음 시작이 뇌든 몸이든 귀찮음이라는 블랙홀에 빠지면 뇌와 몸 서로가 잘못된 정보 - 가만히 있는 게 좋은 거야! - 를 계속 주고받음으로써 우리는 무기력과 무성취의 사이클에 갇히게 된다. 이런 블랙홀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행동하는 것이다. 주민센터에 가서 시답잖은 이유로 공무원을 괴롭히는 민원인처럼 자꾸 자신에게 따지지 말고 - 그걸 왜 해야 해? - 어린아이처럼 일단은 해 보라.
이때 우리를 도와주는 것이 바로 알타스다. 알타스란 알람, 타이머, 스톱워치를 말한다.
우리 행동의 디테일을 잡아주고, 의욕을 상기시켜 활기 있는 삶의 선순환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도구들이다. 다행히 우리는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에 이 모든 어플들이 있다.
1. 알람
알람을 거의 활용하지 않는 사람도 기상에는 사용을 한다. 기상은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가장 중요한 순간이니까. 알람은 내가 해야겠다고 마음만 먹고 있는 일을 실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제로 피아노 연습이나 물건 구매하기, 방청소 등에 테스트해본 결과 알람을 설정하지 않았을 때보다 심리적 압박감이 심했다. 알람 한 번으로 압박을 별로 못 느끼는 사람은 시간차를 두고 세 번 정도 설정하는 게 좋다. 마음속으로 생각만 할 때는 '오늘 바쁘니까 내일 하지'하고 은근슬쩍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알람 화면("책 읽기로 했잖아")과 알람 소리를 눈과 귀로 체감하고 나면 확실히 뇌가 느끼는 부담감이 달라진다. 삶을 더 구체화시키고, 실천하는 생활로 변화시키기 위해 알람을 적극 활용하자.
2. 타이머
타이머는 정해진 시간을 채우고 싶은 모든 활동에 사용한다. 하루에 1시간은 꼭 글쓰기나 독서, 운동 등에 할애할 목표를 세웠다면 타이머를 활용하라. 밀리세컨드까지 표시되는 타이머 어플도 있으니 본인에게 맞는 것을 쓰면 된다. 타이머를 스타트하고 활동을 시작하면 우선 긴장감과 목표감이 형성된다. 내 경험상 무슨 활동이든 하루에 최소 30분은 투자해야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 30분도 풀로 30분보다 10분씩 3번 쪼개는 것이 시간을 채우기에 훨씬 유리하다. 10분 채우고 목 운동만 한번 하더라도, 기분전환이 되면서 다시 10분에 도전할 에너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자신이 목표하는 활동을 이미 습관으로 체화하신 분께는 쉬운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같이 어떻게든 필사적으로 <목표를 이루는 나>를 만들어가야 하는 비기너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방법론이다.
3. 스톱워치
스톱워치는 시간을 줄이고 싶은 모든 활동에 사용한다.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이 활동에 얼마의 시간이 소요되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변비 환자는 변기에 앉아있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게임이나 드라마가 너무 재밌어서 줄이지 못하고, 다른 일상을 방해하는 정도인 사람도 그 시간을 줄여야 한다. 인스타나 유튜브 등 SNS 중독인 사람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그 활동에 쓴 시간을 정확히 알고 나면 생각보다 긴 시간에 스스로 놀랄 것이다. '헉! 이 정도일 줄이야. 이건 아닌 것 같은데...' 그 시간이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하루의 몇 % 인지 계산해 보라. 그러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개선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그 짓을 당장 끊을 순 없으니, 그 변비가 당장 낫지 않으니 우선 당신이 그 짓을 시작하려고 자세를 잡는 순간에 스톱워치를 켜라. 스톱워치는 기록을 재는 데 사용하는 도구이니만큼 빠르게 지나가는 밀리세컨드 - 돌이킬 수 없는 시간 - 가 당신의 마음을 압박할 것이다.
만약 당신이 변기에 앉아있었던 시간이 1시간 10분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면 다음 목표는 1시간이다. 10분을 줄이기 위해 식단이든 운동이든 충분한 수면이든 당신은 액션을 취하게 될 것이다. 당신이 게임이 몰두했던 시간이 3시간이나 된다고? 30분을 줄이고 싶은 욕구가 있다면 게임을 시작한 지 2시간 30분이 되는 시점에 당신은 양심의 가책을 좀 느낄 것이다. 그리고 게임에 미쳐있는 기분을 전환시키기 위해 물이라도 마시러 자리에서 일어날 것이다. 이렇게 점점, 조금씩 시간을 줄여가는 것이다.
궁하면 통한다. 당신이 잘 안 되는 것들, 잘 안 풀리는 것들에 대해 늘 궁하다고 생각하라. 알고 있다는 생각을 버려라. 알타스를 이용한 디테일한 방법론을 쪼잔하다거나 구질구질하다고 생각지 마라. 삶은 사소한 것이다.
알타스를 통해서 우리의 삶이 더 움직이는 삶, 구체적인 삶, 확신에 찬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 알타스가 우리를 도와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