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학에서 5도권은 기본이다. 우선 원리를 이해하고, 현장에서 바로 적용하기 위해서 외워야 한다.
5도는 조표가 붙는 순서, 화성 진행의 종지 부분 등 거의 1도의 그림자라 할 수 있다. 여기서 도수는 으뜸음을 기준으로 음의 높낮이를 말힌다. 도(C)를 기준으로 잡을 경우, 도(C)자신이 1도가 되므로 '도레미파솔'의 솔이 5도가 된다.
5도가 1도의 베프인 이유는 배음에 있다. 배음이란 한 음이 울릴 때 귀로는 바로 확인이 어렵지만, 동시에 울리는 배경음을 말한다.
피아노 건반으로 '도'음을 치면 즉시 듣기로는 '도'음만 들리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솔, 파, 레 등등 다른 음들도 배경에서 동시에 울린다는 것이다.
우리 고막에 도착하는 순서와 강도에서 '도'음이 첫 번째이기 때문에 '도'음만 들린다고 인지하는 것이다. '도'음의 바로 뒤에 바짝 붙어 있는 음이 '솔'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1도)와 솔(5도)을 동시에 치거나 근접해서 치면 매우 어울리게, 화음이 되는 것이다.
5도의 중요성은 이쯤 해두고 5도권을 외워보자.5도권은 완전5도 하행(완전4도 상행) 순으로 b이 붙고 완전5도 상행 순으로 #에 붙는다.5도 하행이란 '도시라솔파', '파미레도시' 이런 식이고, 5도 상행이란 '도레미피솔', '솔라시도레' 이런 식을 말한다.
완전 4도, 완전 5도라는 음정(음 사이의 거리, 음높이)은 '도'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쉽다. '도레미파' 즉 온음 2개 + 반음 1개를 완전 4도라 한다. '도레미파솔' 즉 온음 3개 + 반음 1개를 완전 5도라 한다.
여기서 '완전'의 의미는 그 음정 간의 화음이 퍼펙트하다는 의미다. 즉 완전히 잘 어울린다는 뜻이다. 1,4.5,8도가 완전음정인데, 1도는 자기 자신, 8도는 옥타브이므로 당연히 완전한 음정이고, 나머지가 4도와 5도이다. 그런데 4도도 역으로 진행하면 5도가 된다. 즉 '도레미파' 하면 4도지만, '도시라솔파' 하면 5도가 된다.
이 말은 C키에서는 F코드가 4도가 되지만 F키에서는 C코드가 5도가 된다는 말이다.
이런 5도 사이클을 따라 C-F-Bb-Eb-Ab-Db-Gb-B-E-A-D-G 순으로 b이 붙고, G-D-A-E-B-G-Db-Ab-Eb-Bb-F-C 순으로 #이 붙는다.
여기서 외워야 할 것은 BEADG 이다. 계이름으로는 시미라레솔. b을 빼면 CF 다음에 BEADG가 두 번 반복된다. 즉 b이 붙는 순서가 CFBEADGBEADG(시에프비드그비드그)다.
붙는 b의 개수는 Bb키부터 23456(BEADG)이고, 붙는 #의 개수는 G키부터 12345 이다. 즉
Bb-Eb-Ab- Db-Gb
B - E -A - D - G
2 3 4 5 6
5 4 3 2 1
재밌는 사실은 b과 #이 붙는 숫자의 합이 7이라는 사실이다. 즉 Bb키는 b이 2개, B키는 #이 5개 붙고... Gb키는 b이 6개, G키는 #이 1개 붙는 식이다.
그래서 CFBEADG와 숫자의 패턴만 외우면 5도권 진행을 모두 암기할 수 있다.
다음으로 7코드(4화음)에 대해 살펴보자.화음(코드)은 기본적으로 3도씩 쌓는다. 그래서 7코드를 피아노로 칠 때는 왼손으로 근음을 치고, 오른손으로 나머지 3개의 음을 짚어준다. 그런데 음을 3도씩 쌓다 보니 왼손 근음을 빼면 오른손의 코드만으로는 다른 코드가 된다.
그러다 보니 여기서도 법칙(패턴)이 생긴다. 우선 3화음의 원리에 대해 생각해 보자. 메이저 코드든 마이너 코드든 1도와 5도는 같다. 3도의 위치에 따라 메이저와 마이너가 결정된다. C코드를 예로 들면 CEG는 C메이저(C), CEbG는 C마이너(Cm)다. 즉 3도의 반음 움직임에 따라 메이저와 마이너가 결정된다.
3도를 기준으로 1도, 5도와의 거리를 생각해 보자. 메이저는 1도와는 장3도, 5도와는 단3도이고, 마이너는 1도와는 단3도, 5도와는 장3도이다.
그래서 m7은 근음을 빼면 단3도 위 메이저 3화음이 된다. Am7은 왼손 근음 '라(A)'를 빼면 도미솔(CEG), 즉 C코드가 된다.
M7은 근음을 빼면 장3도 위 마이너 3화음이 된다. CM7은 왼손 근음 '도(C)'를 빼면 미솔시(EGB), 즉 Em 코드가 된다.
7코드(주로 5도 세븐으로 많이 사용하는)는 근음을 빼면 장3도 위 m(b5)가 된다. 7코드는 5도와 7도 사이가 단3도이기 때문이다. C7에서 근음을 빼면 EGBb 으로 Em(b5)가 된다.
이렇게 m7, M7, 7 의 법칙은 모든 키에 똑같이 적용된다.
이런 패턴을 알고 이해하며 암기까지 하면 연주와 작곡을 좀 더 원활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글로 설명하기 쉬운 내용은 아니지만, 정리하는 느낌으로 적어보았다.
이론을 아는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연주해 보고, 소리를 들어보며 자기만의 다양한 패턴들을 발견, 응용하는 것도 음악을 공부하는 재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