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키 다이어토닉 코드
다이어토닉 코드란 어떤 특정한 스케일 위에 그 스케일의 음만을 사용해서(쌓아서) 만든 코드들을 말한다.(기타로 배우는 음악 이론 p.22)
위 표는 메이저 스케일 12키 상에서의 다이어토닉 7th 코드(4화음)들이다. <지은샘의 30일 피아노 반주> p.80을 참조하여 내가 약간 수정을 가하였다.
대중 가요 반주는 다이어토닉 코드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므로 이 기초 사항를 알고, 외우는 것은 중요하다. 위 표의 행은 완전5도 하행하는 키의 순서이고, 열은 코드의 도수이다. 로마자로 7도까지 표기돼 있다. C키를 기준으로 하면 뼈대가 계이름(으뜸음)으로는 <도레미파솔라시> 영어(코드명)로는 <CDEFGAB>이다. 하지만 키가 바뀌면 계이름과 영어이름은 바뀌므로 숫자(도수)로 외우는 게 필요하다.
위 표대로 하면 12키 * 7도 = 84개의 코드를 외워야 한다. 하지만 중복되는 코드가 있다. 이걸 제외하면 아싸! 외울 코드의 수가 확 줄어든다. 우선 키가 완전4도 상행(완전5도 하행)하므로 바로 위 키의 4도는 1도와 같다. C키의 4도인 FM7 = F키의 1도인 FM7 이라는 얘기다. 이렇게 1도와 4도가 중복되므로 1도는 모두 빼준다.
이런 식으로 살펴보면 각 키의 3도와 6도, 2도를 구성하는 코드가 서로 같다(중복된다). 그러므로 2도와 3도를 빼준다. 이제 우리가 외워야 할 코드는 4,5,6,7도 칸에 있는 48개로 줄었다.
그런데 이 48개의 코드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또 패턴이 보인다. 우선 모든 키의 코드를 도수별로(세로행으로) 보면 5도권 순환이 반복된다. 이건 사실 당연한 것이다. 키를 5도권으로 배열했기 때문이다.
앞의 글 <5도권과 7th코드 외우기> 에서 언급한 CFBbEbAbDbGbBEADG를 무한 반복하고 있다. 모든 도수의 세로행을 살펴보라. 시작점이 어디든 시에프비드그비드그(CFBAEDGBAEDG - ♭생략)를 반복한다. 이제 이 12개의 음을 으뜸으로 하는 코드 12개만 외우면 될까? 원론적으로 그렇다. 그렇다면 왜 코드의 개수가 48개로 늘었나? 자세히 살펴보면 이 48개의 코드들은12개 코드들의 약간 변형된 형태일 뿐이다.
이 기본 12개 코드를 일단 나열해 보자.
C-F-Bb-Eb-Ab-Db-Gb-B-E-A-D-G
맞다. 12키 순환 순서와 같다. 알파벳 순서로 하면 C-Db-D-Eb-E-F-Gb-G-Ab-A-Bb-B-C가 되지만 12키 순환의 순서대로 외우는 게 여러모로 좋다.
C 코드라 함은 C 메이저 코드의 준말이다. 3음이 메이저(1도와의 음정이 장3도)란 얘기다. 3음이 마이너(1도와의 음정이 단3도)가 되면 Cm으로 표기하고, C 마이너라 부른다. 즉 C 메이저(코드)는 C로 표기하고, C 또는 C 메이저라 읽는다. 표기를 CM로 하지는 않는다. 3화음은 메이저, 마이너 2개의 화음이 핵심이다.
5도 위에 음을 하나 더 쌓아 4화음(7th 코드)을 만들면 표기와 호칭에서 경우의 수가 많아지고, 좀 헷갈릴 수 있다. 7도 음을 쌓는 방식도 3화음에서의 3음과 마찬가지로 메이저(장), 마이너(단) 두 가지가 있다. 5음으로부터 장3(근음으로부터 장7도)도로 쌓는 7도를 M7이라 표기하고 메이저 세븐 코드라 읽는다. 5음으로부터 단3도(근음으로부터 단7도)로 쌓는 7도를 7이라 표기하고 세븐 코드라 읽는다.(마이너 세븐이라 읽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마이너란 단어를 3도에서 이미 써먹어서 7도에 다시 쓰면 헷갈릴 뿐더러 7도는 3도처럼 음의 성질을 결정하기보다는 꾸며주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3화음의 3도에서는 메이저 표기와 호칭을 생략할 수 있고, 마이너 표기와 호칭은 생략할 수 없다. 7도에서는 마이너란 표기와 호칭을 사용하지 않으며, 메이저 표기(M)와 호칭은 반드시 해줘야 한다.
C 코드로 예를 들어보자. 3화음은 C와 Cm , 4화음(7th 코드)은 C7과 Cm7, CM7, CmM7이 존재한다. C7은 C 메이저 + 7(단 7도)을 생략한 표기이다. 즉 7이 붙기 전, 4화음이 되기 전 3화음이 C 코드, C 메이저 코드란 얘기다. Cm7은 C 마이너 코드에 으뜸음으로부터 단 7도의 7음이 붙은 걸 말한다. CM7은 C 메이저 코드에 으뜸음으로부터 장 7도의 7음이 붙은 걸 말한다.(C + M7 이지 CM +7 이 아니다) CmM7은 C 마이너 코드에 으뜸음으로부터 장 7도의 7음이 붙은 걸 말한다. CmM7은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구성음을 따져보면 C-Eb-G-B 다.
3음의 메이저 표기와 호칭을 통상적으로 생략하고, 7음 표기에는 마이너(m)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를 모르면 표기된 m이나 M이 3음을 가리키는 것인지, 7음을 가리키는 것인지, m도 M도 표기되지 않은 건 어떤 의미인지 헷갈릴 수 있어서 설명해봤다. 나도 처음에 꽤나 헷갈렸다.
기본 3화음에서 3음만 반음 내렸다, 올렸다 하면 마이너와 메이저 코드가 된다. 이 상태에서 7음을 반음 내렸다 올렸다 하면 7과 M7이 된다.
그러면 이제 위 표 4,5,6도 행에서 M7, 7, m7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7도 행의 ♭5는 또 무엇인가? 말 그대로 5도음을 반음 내리는 걸 의미하는데, 위 표(메이저 다이어토닉 코드)에서는 ♭5는 m7에서만 사용하고, 7이나 M7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기본 메이저 3화음 12개를 먼저 외운다. 영문이름과 피아노 건반 위치, 각 키에서의 도수를 외운다. 그 다음 3음만 반음 내리면 마이너 3화음이 되므로 우리가 아는 코드가 24개로 늘어난다. 여기서 우리가 다루는 화음은 4화음(7th 코드)이므로 7을 붙인다. 메이저 3화음에는 M7과 7을 붙인다.(4도, 5도 행) 마이너 3화음에는 7만 붙인다.(6도 행) 그리고 m7에는♭5를 붙일 수 있다.(7도 행)
이렇게 해서 12개의 코드가 48개로 확장되었다. 알고 보면 뿌리는 12개 코드 이게 전부다. 이제는 이 기본 12개 코드의 3화음과 4화음, 확장된 48개 코드의 피아노 건반 위치를 익히고, 자리바꿈을 통한 코드간의 이동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리고 4화음(7th 코드)에서 으뜸음을 뺀 3화음의 코드 이름도 입에서 바로바로 튀어나올 수 있을 만큼 익숙해 져야 한다. 그래야 왼손으로는 근음을 짚고, 오른손으로 재빨리 코드를 짚을 수 있기 때문이다. 표기되거나 쳐야 할 코드가 Am7 이면 '왼손으로 A(라)음을 짚고, 오른손으로 C 코드를 짚으면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얼른 떠올라야 한다. BbM7 같은 코드는 굉장히 어려워 보이지만 왼손으로 Bb음을 짚고, 오른손으로 Dm 코드를 짚으면 되니 생각보다 간단한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위 표를 기준으로 실제 연주에 필요한 팁, 4화음(7th 코드)에 대응하는 3화음(피아노 오른손이 눌러야 할 음들)들을 정리해 보겠다.
화성학은 놀라운 속도로 진화하는 생물체가 아니기 때문에 생각하고 진화(발전)할 수 있는 우리가 얼마든지 배우고 정복할 수 있는 음악이고, 음학이다. 그러니 용기를 가지고 계속 배우고 익혀보자.
ps. 왜 12키인가? 피아노 건반 옥타브(도에서 다음 도까지) 안의 건반 수를 세어보면 흰 건반 7개, 검은 건반 5개 해서 총 12개이다. 이것은 시작 위치를 달리해도(레에서 다음 레까지 등) 똑 같다. 그래서 12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