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 진행 공부(세컨드리 도미넌트)하다가 예시로 적힌 코드를 쳐보니 "어라, 어디서 많이 듣던 진행인데..." 곰곰 생각해 보니... '이거, 혹시 마지막 콘서트?' 바로 악보 검색해보니 빙고!!! 맞다. ㅋㅋ
원래 윤종신 곡 연습할 차례고, 이 곡은 교재에 없는 곡인데, 좀 쳐보고 싶어서 옆길로 샜다.
이 곡은 C-E7-Am-F 순환이 거의 무한반복되는 노래다. 이런 쉬운코드 무한반복하는 곡, 딱 내 취향인 것 같다. 반복 속에 멜로디가 바뀌고, 리듬도 바뀌고... 묘미가 있다.
이 진행의 핵심코드는 E7인데, 논다이어토닉 코드인 E7 하나만 다이어토닉 코드 사이에 들어가도 곡이 상당히 세련되고 묘하게 들린다.
C키 기준으로 세컨더리 도미넌트는 A7, B7, C7, D7, E7 이렇게 다섯 개라고 한다. 그러니까 6, 7, 1, 2, 3도 7이다. 내 맘에 드는 사운드는 6도 세븐(A7)과 3도(E7) 세븐이다. 곡 쓸 때 써먹어야겠다.
요즘 반주법 교재에 이적, 김동률, 윤종신 노래가 차례로 나와서 애를 먹고 있다. 내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가수와 곡들이기에 곡이 귀와 머리에 잘 안 들어온다. 그래도 진도상에 있는 곡이고, 낯선 곡들을 연습해봐야 내가 얻는 게 있을 것 같아 패스하지 않고 연습하고 있다.
곡에 익숙해지기 위해 무한반복으로 들으면서도 자꾸 인터넷 뉴스를 뒤적거리며 딴짓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다음부터는 불을 끄고(시야를 가린 채) 곡에만 집중해서 단시간에 낯선 곡을 익혀야겠다.
가사도 윤종신처럼 수다형, 현실형보다는 김태원처럼 시적인 스타일이 좋다. 물론 요즘 젊은 세대들과 여성들은 윤종신 스타일도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이적, 김동률, 윤종신의 작곡 스타일이 어째서 나와 많이 다른지, 내게는 이질감이 느껴지는지 생각해 봤다. 아마도 그들과 내가 살아온 삶이 많이 달라서 그런 게 아닐까 추측한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그들과 부초 같은 삶은 산 내 정서가 많이 다를 테니까.
그들 곡 전체를 카피하고 따라하고 싶진 않지만 아무튼 대선배님들이고, 음악선수들이니 배우는 자세로 듣고, 피아노로 쳐보고 있다. 김동률과 윤종신의 멜로디와 작사 작법에 대해 생각해 보다가 멜로디와 노랫말이 그 사람 언어습관(억양 등), 성격과 큰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나름대로 크고 대단한 발견이다.
내 대화 스타일이 너무 딱딱하다면, 재밌고 부드럽게 말하는 사람의 대화를 많이 듣고 배우면 되듯이 노래도 그렇게 하면 될 것 같다. 내 스타일이 아닌 곡들에서도 좋은 점을 배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