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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새 Jun 14. 2023

하루 70분 피아노습관 드디어 100일

<habit>을 읽고,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음악 공부의 진도를 반성하며 시작한 <피아노 습관 들이기> 프로젝트가 드디어 100일에 이르렀다. 매일매일 실천하는 것이 강력한 의지와 인내로 하는 것이 아님을 몸소 체험했다. 굳은 결의를 다지는 것 자체가 뇌와 몸을 경직되게 만드는 것 같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을 감안해서 10분 단위로 쪼개서 70분을 연습했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기록하면서 100일을 채우기는 생애 처음인 것 같다. 무언가를 열심히 시작한 적은 많지만 언제나 빨리 끓고 오래가지 못하는 지속성이 문제였다.


피아노 연습하기에 하루 70분이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확실히 조금이라도 진도가 나간다는 느낌, 자신감이 조금씩 붙는다는 느낌, 악보 보는 속도, 왼손 연습과 오른손 연습이 합쳐지는 속도가 조금씩 빨라지는 느낌을 분명히 가지게 됐다. 그래서 비록 가늘지만 길게 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점점 드는 것이 습관 들이기 100일의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악기를 포기하거나 중간에 흐지부지되는 아마추어 음악인들을 무수하게 봐왔다. 잠깐 학원에 다녀보고 '나는 소질이 없는가 보다'하고 악기를 접는 사람들도 주변에 널렸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악기(음악) 외에도 주변에 즐거운 일이 많다면 굳이 악기와 씨름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악기 배우기는 음악의 오묘함을 느끼게 해주고, 지속성이 필수인 삶의 원리를 가르쳐 준다.


나에게 피아노 연습은 훌륭한 작곡가가 되기 위한 퍼즐의 한 조각이다. 사람들에게 널리 불려서 감동을 주는 곡을 남기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아니, 단 몇 사람에게라도 그렇다.


1000일 동안 이 습관을 이어갈 수 있게 점점 더 음악에 재미를 느끼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100일을 자축한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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