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밤새 Jul 20. 2023

피아노 반주책 한 권 마스터


『지은쌤의 30일 피아노 코드 반주 1』을 드디어 마스터(?)했다. 정확히 말하면, 마스터는 아니지만 어쨌든 진도를 다 뺐다. 진도를 다 뺐다고 축하해 줄 사람도 없어서 좀 싱겁긴 하다.


넷플릭스에서 에릭 클랩튼의 다큐를 대충 봤는데, 기타의 신이라는 그도 무슨 대의를 위해서 음악을 한 건 아니었다. 불우한(친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한) 어린 시절, 음악이 그에게 위로가 되었고 훗날 사고로 아들을 잃었을 때, 알코올과 약물에 빠져 있었을 때도 음악이 그를 구출해 줬다.


그 와중에 패티 보이즈에 대한 갈망을 노래한 'Layla', 사랑의 환희를 노래한 'Wonderful Tonight', 떠나간 아들을 노래한 'Tears In Heaven' 같은 명곡들이 탄생했다. 물론 에릭이 대중을 위해서, 시장의 수요 조사를 하고 이런 곡을 쓴 것은 당연히 아니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노래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것이 대중의 마음을 움직인 것. 기획에 의해 제작되는 요즘 K-POP 아이돌 음악은 그렇지 않지만...


이렇게 개인의 역사와 감정이 음악을 통해 대중들에게 공유되고 회자되는 게 참 재밌는 세상사인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좋아요나 조회수에 연연하지 말고 꾸준히 내 음악을 하리라 다시 한번 마음을 굳혀 본다. 삶의 모든 즐거움에도 수고가 따르고, 수고 속에도 즐거움이 있어서 극단적인 즐거움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다소 밋밋하고 싱겁긴 해도 누군가의 관심에 목말라하기보다는 하고자 하는 일을 계속 해나가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세상이 너무 sns 세상이라 내밀한 즐거움을 잃어가는 게 아닐까. 나 자신부터. 시골에서 홀로 정원을 가꾸며 꽃들과 나무와 함께 기쁘고 충만한 삶을 사는 <한국기행> 같은 프로그램에 나오는 분들처럼 나도 내밀한 기쁨을 누리는 법을 좀 더 배워야 할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음악의 실수, 인생의 화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