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City Trips

도쿄 마루노우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

크리스마스, 마루노우치 일루미네이션

by 밤 bam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오면, 전 세계 많은 곳이 빛으로 물든다. 그리고 도쿄의 유라쿠초는 그중 가장 마법 같은 변화를 맞이하는 곳이다. 찬 바람마저 이곳에서는 일루미네이션으로 따스하게 감싸진다. 조명 아래 빛나는 긴 거리, 아늑한 분위기의 카페와 바, 그리고 이 거리를 즐기러 온 사람들로 어우러져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가장 낭만적인 장소가 된다. 이 거리는 2025년에 24회째 일루미네이션을 장식하게 되며, 그 이름은 '마루노우치 일루미네이션'이라고 불린다.


'24 마루노우치 일루미네이션 거리

마루노우치 일루미네이션은 유라쿠초역부터 마루노우치 나카도리까지 이어져있으며, 가로수 약 286그루가 약 82만 개의 샴페인 골드색 LED 전구로 장식된다. 클래식이 가장 기풍 있고 아름답다를 여기서 표현할 수 있는 것일까? 샴페인 골드색이 발하는 빛은 감히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에게 전율을 준다. 11월부터 2월까지 열리는 일루미네이션 행사 기간에는 도로가 통제되어 나무 정중앙 사잇길을 거닐며 온전히 거리를 감상할 수 있게 된다.


나뭇잎이 있던 '22년의 마루노우치

마루노우치 일루미네이션의 초입에 위치한 유라쿠초는 본래 메이지 시대부터 외국 문물이 활발히 유입된 지역이었다. 근처 긴자와 함께 서양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전후 일본이 서구식 라이프스타일을 받아들이는 중심지가 되며,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유라쿠초 일대는 유럽풍의 장식과 조명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과거, 아버지는 유라쿠초 이 거리에서 6년을 일하셨다. 30년을 거슬러 그의 발자취를 내딛으면, 이 낯선 거리가 어느새 나의 것이 된다. 어떤 생각과 표정으로 이 거리를 걸었을지, 감히 그의 흔적을 상상하며 미소 짓는다. 도쿄에는 때때로 유럽처럼 변하지 않는 거리가 있다. 그것이 경제적 정체 때문일지라도 상관없다. 변하지 않은 것으로 인해, 나는 온전히 아버지와 다시 마주한다.


나의 이야기처럼, 사람들은 저마다 각자의 소설을 써 내려간다. 마루노우치 거리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품은 낭만이 서려있다. 거리의 일루미네이션을 스쳐가며 또 다른 기억과 마주하고, 그것은 저마다의 서사가 된다. 겨울의 도쿄를 찾는다면, 이곳을 거닐며 각자의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나가기를 소망한다.


Photo by Bam

keyword
밤 bam 여행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기획자 프로필
구독자 1,132
매거진의 이전글후쿠오카: 자전거와 벚꽃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