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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 bam Jul 12. 2023

인스타그램 최근 게시물 보기 기능 없앤 진짜 이유

최근 몇 달 전부터 인스타그램 유저들의 불만이 크게 터져 나오고 있다. 바로 그것은 '최근 게시물 보기' 기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금 인스타그램을 들어가서 해시태그 페이지를 보면 인기 게시물최근 인기 게시물 이렇게 두 가지만 확인할 수 있다. 인기 게시물만을 보려고 해시태그를 확인할 수도 있었지만, 사람들의 실제 후기나 실시간 후기를 확인하려는 사람들도 많았다. 또한, 영세업자나 인스타그램 계정을 막 키우려고 하는 유저들의 경우 다른 인스타그램 유저와의 소통창구를 잃게 된 셈이다. 그렇다면 유저들이 중요시 여기는 이런 기능을 왜 갑자기 없애게 된 것일까?


1. A / B 테스트

A/B 테스트는 검색엔진 플랫폼에서 업데이트한 내용을 유저들이 실제로 좋아하는지 실험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A/B 테스트의 시초는 과학 분야에서 사용되었던 무작위 대조 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에서 비롯되었다. 피실험자를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업데이트된 내용을 조건으로 실험하고, 나머지 한 그룹에는 기존의 방식을 조건으로 실험하여 결과를 비교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을 검색엔진 혹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그대로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


2000년대 초 구글에서 무작위로 나눈 유저들의 대상으로 A/B 테스트를 진행했고 기능 개선에 대한 만족도를 검증하는 작업으로 성공적인 결과가 낳았다. 그 이후 많은 온라인 서비스에서 A/B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어떤 기능을 개선하고 이 기능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가져다주는지 검증하는 작업이 상당히 어려웠지만 이 테스트가 해결책을 가져다준 셈이다. 특히 이 기능을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회사는 META(메타)이다. 페이스북을 보면 가끔 친구와 자신의 페이스북 화면이 다른 경우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건 바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 내가 A/B 테스트의 피실험자가 되었다는 뜻이다.


메타가 가진 또 다른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에서 현재 A/B 테스트를 통해 최근 게시물 기능을 검증하고 있는 듯하다. 대부분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최근 게시물이 사라진 그룹의 대상으로 선정되어 있다. 하지만 다른 몇몇 나라는 당연히 최근 게시물 기능이 아직 존재한다. 영어 해시태그를 사용하면 다른 나라 유저들이 댓글이나 좋아요를 누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최근 게시물 기능이 아직 존재하기에 해시태그를 통해 일반적인 게시물에도 좋아요를 누를 수 있는 것이다.

*레퍼런스 :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AI 지식 (책 / 박상길 지음)


2. 광고 부문 수익성 개선

작년 과도한 금리 인상의 여파로 가장 타격을 받고 있는 나스닥 TOP10 기업 중 하나는 다름 아닌 메타이다. 구글과 메타의 메인 수익 부문은 '광고'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으로 많은 기업들이 휘청거리며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자 노력했고 가장 쉽게 줄일 수 있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타기업에서 구글(유튜브)이나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 광고를 맡기지 않았고 두 기업 모두 광고 부문 수익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이다.


그렇기 때문에 메타는 광고비 매출 개선을 위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소통창구인 최근 게시물 기능을 없앤 것이 아닐까 추측한다. 알고리즘의 추천을 받으려면 소정의 금액이라도 광고비에 투자해야 한다. 최근 인기 게시물에 올라가야 하는 지출 경쟁을 유도한 것이다. 사실 해시태그의 순기능은 아무 일면식이 없는 유저들 간 해시태그라는 공통분모 공간을 만들어주고 서로 소통하게끔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A/B 테스트 검증이 완료된 후 기능을 되살리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하지만 메타에서 최근 게시물을 살리지 않는다는 가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제는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이라는 검색엔진 최적화의 작업에 대한 이해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전에는 무작위로 해시태그를 선정 후, 최근 게시물에서 서로 좋아요를 눌러주며 계정을 키울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올바른 해시태그 선정, 적절한 광고비 투입, 포스터의 높은 퀄리티 등 좀 더 정교한 작업이 필요로 해졌다. 그래야만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아 최근 인기 게시물에 자신의 게시물이 올라올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이제 그런 정교한 작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이기도 하다.




현재 네이버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커뮤니티에서도 최근 게시물 기능이 사라진 것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 "인플루언서는 더 쉽게 인플루언서로, 일반 계정은 더 일반 계정으로 고이게"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까. 기능 개선이 된다면 그것에 맞춰 전략을 짜야하는 것은 유저의 몫이 맞지만, 유저들 간의 자유로운 소통 창구를 만드는 것이 플랫폼 입장에서는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것을 메타는 해시태그로 성공시켰고, 그 성공을 단지 단기적인 광고비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대표적인 소탐대실형 실패 사례로 낙인찍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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