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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 bam Feb 06. 2023

천재이고 특별하고 싶었다.

그럴수록 평범해지는 나를 보았다.

'워스트' 츠키모토 미츠마사의 대사 중

중학생 때 즐겨보던 만화책인 '워스트'의 마지막권을 다시 펼쳐보게 되었다. 만화 속 주인공을 항상 이기지 못하던 '츠키모토 미츠마사'라는 캐릭터가 나오는데, 주인공과의 대화 속 그가 내뱉은 대사로 한동안 그 페이지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미츠마사는 주인공을 뛰어넘고 싶어 했다. 주인공보다 선천적으로 운동능력이 떨어지지만 근성으로 극복하고자 했다. 하지만 결국에는 뛰어넘지 못했다. 미츠마사의 말에 내 모습이 투영되어 마음속이 애잔해진다.


나는 천재이고 싶은 평범한 아이였다. 천재가 되려 할수록 평범해지는 나의 모습을 보았다. 어떤 분야든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어떤 분야이든 깊게 파고들지 못했다는 반증이 될 뿐이었다. 과거에 특별하고 싶었던 나에게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 있다.


"37살이 되면 난 죽어있을 거야."


마치 이름 모를 유럽의 예술가들이 단명했던 것처럼. 그들과 같이 37살에는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건 내가 천재이고 싶었기 때문에 외쳤던 어리석은 메아리일 뿐이었다.


천재이고 싶었고 특별하고 싶었다. 남들과 다르고 싶어 질수록 더욱 평범해지는 나를 보면서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음을 깨달았다. 이제 나는 특별해지고 싶은 것에 욕심을 갖지 않는다. 대신 특별함을 갖추기 위한 재료를 다지는 욕망을 가지려 한다. 기본을 갖추고 참신하게 살아가며 꿈꾸고 싶다.




나의 인생 스승님이신 최진석 교수님은 항상 말씀하신다. 스스로를 함양하라고.


Photo by B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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