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va, 바다 같은 호수 속 도시

by 밤 bam

종종 사람들은 제네바(Geneva)를 스위스 내에서 가장 할 게 없는 도시라고 칭한다. 물론 그들이 통상적으로 꿈꾸는 스위스의 모습과 제네바는 사뭇 다를 수 있다. 그렇다고 그 도시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2주간 스위스에 있으면서 4일을 제네바에서 머물렀다. IN-OUT이 제네바 공항이었기 때문에 세워진 계획이었지만, 그렇게 머물게 된 제네바는 스위스에서 가장 좋아하는 도시가 되었다. 바다처럼 넓은 레만호의 시작점이자, UN의 본거지, 그리고 수많은 예술가들이 영감의 소재로 삼은 곳이 제네바이다.


실제로 제네바는 취리히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환경의 도시로 꼽힌다. 특히 제네바를 더 특별하게 만드는 비밀은 레만호(Lac Léman)에 있다. 레만 호수는 583k㎡로 중앙 유럽 내에서 벌러톤호(Plattensee)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호수이다. 서울 면적이 약 605k㎡라는 것을 보았을 때, 레만호가 얼마나 넓은 호수인지 직감할 수 있다. 제네바는 그 광활한 레만호를 품고 사람들을 반긴다.

*레만호의 분수는 140m를 솟으며 제네바의 상징이다.


레만호
The Quai des Paquis in Geneva by Jean Baptiste Camille Corot, 1842

호수를 따라 길게 늘어선 산책길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뽑을 수 있다. 평소 사색을 하지 않던 사람도 자동으로 사색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 호수를 보고 그 누가 영감을 받지 않을 수 있을까. 윌리엄 터너, 구스타브 쿠르베, 페르디낭 호들러 등 다양한 예술가들이 레만호의 모습을 각각의 색으로 재탄생시켰다. 특히 인상파의 발판을 닦은 카미유 코로가 그려낸 레만호의 모습은 2016년에 찍은 내 사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림이 그려진 1842년에도 레만호는 그 자태를 예술가들에게 뽐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림을 보면 호수와 산맥이 현재의 모습과 똑같이 그려진 것을 알 수 있음.



제네바를 장기간 머물게 된다면 바로 윗 쪽에 위치한 니옹(Nyon)도 함께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니옹 또한 레만호를 품고 있는 도시로 제네바와는 또 다른 바이브의 레만호를 감상할 수 있다.


Nyon
Nyon


당시 수많은 유럽의 호스텔을 돌아다녀 보았지만 제네바 도시의 호스텔만큼 깨끗한 곳을 찾아보지 못했다. 호스텔에서 만난 중국인과 인도인 친구는 UN본부에서 열리는 컨퍼런스 참여를 위해 제네바를 방문했다고 했다. 숙소에서 나누는 컨퍼런스 관련 건전한 대화는 긴 유럽생활 속 지친 나를 정화시켜 주는 느낌마저 들게 했다.


대체로 예술가들이 그려낸 레만호에 대한 작품은 군더더기 없다. 호수를 보면 한 줌의 먼지조차 없을 것 같은 청결함을 느낄 수 있듯이 자연이 선사하는 순수한 영혼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다.


Photo by B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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