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의 가장 큰 실수는 마블 따라 하기 였지만, DC 팬돔 행사를 통해 자신들만의 방향성을 보여주면서 성공이란 달콤한 열매를 먹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마블 코믹스를 각색한 실사 영화인 폭스의 엑스맨과 소니의 스파이더맨 3부작을 통해 어느 정도 인기를 얻었지만, 마블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MCU 영화의 인기는 2012년 개봉한 어벤져스 영화를 통해 폭발적인 수준의 인기를 누리게 됩니다. 마블 페이즈 1 정점을 찍으면서 공유된 세계관은 모든 코믹스 팬들뿐만 아니라 모든 영화 팬들을 열광시켰습니다.
마블의 공유된 세계관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성공에 고무된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들은 마블 스튜디오가 했던 것만큼의 노력 없이 마블을 모방해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영화 세계관을 구축하고 영화로 발표합니다. 이것은 DC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2013년 맨 오브 스틸 영화를 시작으로 DC 코믹스를 실사화한 영화를 개발하고 선보였습니다. 그러나 기초도 없었으며 창의적인 자유가 보장되지 못한 상황에서 DC의 야심찬 계획은 2017년 저스티스 리그 영화를 통해 대실패를 경험합니다.
마블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성공을 가까이서 지켜보던 DC는 창작자의 자유, 경영진의 간섭 배제, 내부 조직 정비를 통해 새롭게 발돋움하기 위해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제임스 완 감독이 연출한 아쿠아맨 영화는 대성공을 거두면서 DC에게 새로운 희망의 빛이 되었습니다.
마블 따라 하기에서 벗어난 DC 필름스는 과거의 실패에서 값진 교훈을 얻었고 다가올 새로운 영화와 TV 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준비했다는 것을 DC 팬돔 행사를 통해 보여주었습니다.
워너 브라더스가 왜 자신들만의 공유된 영화 세계관을 만드는데 관심이 있었는지 그 이유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마블처럼 자신들만의 코믹스 캐릭터를 가지고 있었고 DC의 기둥 배트맨과 슈퍼맨은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웅이었기 때문입니다.
마블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아이언맨, 헐크, 토르, 캡틴 아메리카 솔로 영화를 먼저 제작해 선보이면서 각기 다른 슈퍼히어로의 여정에 동참할 수 있도록 서사를 만든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들 영웅이 모이는 어벤져스 영화는 더욱 관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마블의 성공에 자극받은 워너 브라더스는 따라잡기 위해 서두르면서 마블과 반대 방향을 선택합니다. 배트맨, 원더우먼, 슈퍼맨같이 잘 알려진 캐릭터의 등장은 코믹스 팬을 흥분하게 만들었지만, 모든 관객들이 코믹스를 잘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배트맨이 마블인지 DC 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관심 있는 사람들만 어떤 영웅이 DC 인지 마블인지 알고 있을 뿐입니다.
더군다나 생소한 아쿠아맨과 사이보그 같은 영웅의 등장은 많은 관객에게 낯설게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만큼 저스티스 리그 영화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워너 브라더스는 마블의 공유된 세계관을 따라 하는 것 외 실제 마블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영화 분위기를 모방하려 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게 됩니다. 캐릭터의 서사와 기원이 다르듯 마블과 DC의 분위기도 다릅니다. 이런 점을 간과하고 마블 영화 분위기를 모방하려 한 것은 창작자의 자유 의지를 빼앗고 많은 코믹스 팬들이 DC 영화에 등을 돌리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 컷 예고편을 보고 난 후 이것이 내가 극장에서 본 저스티스 리그 영화가 맞나 싶을 정도로 완전히 다른 분위기와 톤을 가진 영화로 보였습니다. 물론 뚜껑은 열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조스 웨던이 연출한 저스티스 리그 영화보다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DC는 원더우먼 1984 영화를 시작으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더 배트맨, 플래시, 샤잠 2, 블랙 아담, 아쿠아맨 2와 같은 영화들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들의 특징은 더 이상 공유된 세계관을 강조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관객들이 고품질의 영화를 즐길 수 있게끔 거의 독립형 영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더 배트맨은 원더우먼과 아쿠아맨, 플래시가 있는 DCEU 세계관과 완전히 다른 세계관으로 연관성이 없습니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영화 역시 수어사이드 스쿼드 영화를 볼 필요가 없습니다. 이것은 DC가 MCU 따라 하기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공유된 세계관에 집착하지 않게 되면서 창작자에게 더 많은 창작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각각의 슈퍼히어로에 맞는 독특한 분위기와 톤을 가진 영화로 제작될 수 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또한 DC는 공유된 세계관에 집착하지 않으면서 다중우주를 끌어들임으로써 더 확장된 세계관을 선보이려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더 플래시 영화에 마이클 키튼과 벤 애플렉이 다시 배트맨 역을 연기하는 것을 통해 보여주게 됩니다. 이것은 각각의 영화가 개별적인 영화이면서 언제든지 연결되어 공유된 세계관보다 더 큰 세계관을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자신들만의 색깔을 찾으면서 다른 길을 가고 있는 DC 영화는 예전과 다르게 많은 관객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즐거움을 줄 수 있을지 그 미래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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